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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뒷골목에 ‘인사동’이 이사왔네

등록 2012-03-11 21:40수정 2012-03-12 14:05

월세 싼곳 찾아온 공예가들 공방거리 형성
토요일마다 좌판 깔고 체험행사 벌여 ‘생기’
시도 벽면 꾸미고 전시장 등 조성 적극 지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에 ‘제2의 인사동’을 꿈꾸는 ‘공방거리’가 탄생했다. 공방거리는 한해 30여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수원 화성의 화성행궁에서 팔달문 사이 옛도심 뒷길 420m 구간을 이른다. 세계문화유산이지만 각종 규제로 개발이 꽉 막히면서 쇠락하던 옛도심이 전통 공예와 맛집, 차 향기로 생기를 되찾고 있다.

화성행궁에서 골목길로 들어서면 길 양쪽으로 은·가죽공예방 등 공방들이 하나둘 이어진다. 칠보와 꽃잎을 눌러 만드는 압화공예, 천연염색지에 문인화를 그리는 공방 등에서부터 수제 인형과 수제 케이크 가게, 나무에 글을 새기는 서각공방 등 다양한 가게들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은공예가인 정선화(38·여)씨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 관광객이 많다”며 “주로 한국의 멋이 담긴 동전지갑과 목걸이, 은팔찌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공방거리 입구의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걸어서 5~10분 거리에 화성 서장대는 물론 화성홍보관, 화성박물관이 있어 이곳을 둘러본 방문객들의 발길이 공방으로 이어진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썰렁했던’ 거리가 어떻게 되살아났을까? 행궁이 인접해 있는데다 조용하고 월세가 싼 곳을 찾는 공예작가들이 하나둘 늘면서 공방 수가 17곳으로 늘어났다. 토요일마다 작가들은 자신들의 공방 앞에 좌판을 깔고 주민들과 관광객을 상대로 공예체험 활동을 하는 등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 ‘공방거리 활성화’에 나선 수원시도 적극 거들었다. 시는 주민과 작가들의 협의체인 ‘아름다운 행궁길’과 함께 공방거리에 있는 업소 58곳의 간판과 벽면을 업소 특징에 맞춰 타일벽으로 바꿨다. 노천극장과 체험 및 복합전시공간인 예술마당 갤러리도 만들었다. 주민들의 호응도 적극적이었다. 세탁소와 자전거포 등도 공방거리에 맞게 새단장을 하는 등 주민 참여형 거리 조성이 이뤄졌다. 지난달 25일에는 ‘아름다운 행궁길 공방 맛촌 축제’도 열렸다.

‘아름다운 행궁길’의 박영환(52) 회장은 “서울 인사동은 중국산 공예품들이 가득한 반면 이곳은 작가들이 직접 생산한 작품만을 내놓고 값도 싸다”며 “지금은 입주 희망 작가들이 많지만 받아들일 틈이 없다”고 말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이곳에 전사인쇄업체 문을 연 박선우(35·여)씨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작가와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서 거리와 마을이 사람 냄새와 공예 향기가 가득한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제2의 인사동’의 꿈은 가능할까? 주민들은 공방거리를 알리는 조형물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포토존’ 설치를 바란다. 채희락 수원문화재단 창작지원팀장은 “한정된 공간에서 어떻게 더 다양한 공방을 유치할 것인지와 거리 주변의 맛집의 질을 어떻게 더 높일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수원/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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