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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이사람] “영국 가서도 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

등록 2012-03-20 19:59

앤지 젤터(61·영국) 평화·환경운동가
앤지 젤터(61·영국) 평화·환경운동가
철조망 뚫고 발파 막다 연행돼
노벨상후보 추천된 평화운동가
“주민 향한 정부태도 무지막지”
구럼비 바위 지키다 출국명령 받은 앤지 젤터

“강정마을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주민들이 친근하고 정이 많은 것 같아요. 이곳에 와서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머물며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여온 영국의 평화·환경운동가 앤지 젤터(61)는 19일 이렇게 말했다. 젤터는 지난 12일 오후 구럼비 바위 해안에 둘러친 철조망을 뚫고 들어갔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이틀이나 수감됐던 그는 ‘출국하라’는 명령을 받고서야 풀려나와 21일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달 24일 제주에서 열린 국제평화대회 기조발제자로 제주에 온 그는 한달 예정으로 강정마을에 머물며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동참해왔다. 1998년 반핵단체인 ‘트라이던트 플라우셰어’(무기를 쟁기날로)를 설립한 뒤 이듬해 스코틀랜드 해군기지의 핵잠수함 트라이던트에 잠입해 장비와 자료를 모두 물에 던진 사건으로 유명한 여성 투사다.

“제주도, 특히 강정마을 사람들과 활동가들이 앞으로도 오랜 기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 유감입니다.”

그는 “주민과 활동가들이 이미 오랜 싸움으로 너무나 지쳐 있다”며 “하지만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훌륭하게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는 데 감명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정부가 강정마을 주민들과 지역사회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 무지막지하다’고 지적했다. ‘4·3항쟁’ 때처럼 정부가 주민들을 무시하고 있고, 제주도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군과 경찰에서 주민들이 구럼비 바위 해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농로마저 폐쇄하는 바람에 마땅히 누려야 할 시민권의 상당 부분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평화·환경운동을 해온 젤터는 지금껏 100번도 넘게 연행됐고 16번이나 구속된 경험이 있다. 1996년에는 영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출할 예정이던 전투기 장비를 훼손했다가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한국 검찰이) 나를 기소했다면 법원에서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영국으로 돌아가면 주영한국대사관 앞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메어리드 코리건매과이어는 그를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놓았다.

제주/글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한겨레21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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