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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원폭피해자들 일상 ‘한컷’ 사진으로

등록 2012-03-21 08:50

원폭의 아픔을 안고 함께 살았던 오랜 친구가 떠나는 날, 그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원폭 피해 1세대 김아무개씨 작품
원폭의 아픔을 안고 함께 살았던 오랜 친구가 떠나는 날, 그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원폭 피해 1세대 김아무개씨 작품
‘합천 비핵 평화대회’ 23일 개최
피해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 공개
“어릴 때부터 원폭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살았던 친구가 먼저 저세상으로 떠났다. 매일 아침 ‘밤새 편하게 잤느냐’는 인사치레의 말에 큰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소중한 대상이 떠나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김아무개·78·원폭 피해 1세대)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번쩍하는 밝은 빛과 함께 증조부, 증조모, 조모, 삼촌이 돌아가셨다. 얼마 전 피폭지 근처 한국인 위령비를 찾아 큰절을 했다. 애써 눈물을 참았다. 밝은 해를 바라보며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생각을 했다.”(전아무개·72·원폭 피해 1세대)

“둘째 딸이 태어나던 2002년 그날.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부정되지 않는 현실. 우리 둘째가 ‘다운증후군’이라는 병을 갖고 태어났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내가 부둥켜안고 살아가야 한다. 핵 없는 세상만이 이런 상처를 남기지 않기에, 핵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정아무개·45·원폭 피해 2세대)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한국인 피해자들이 23~24일 경남 합천군에서 펼쳐지는 ‘2012 합천 비핵·평화대회’의 한부분으로 자신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전을 합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연다. 행사 조직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심리치료와 자존감 회복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사진교실 ‘사진, 희망을 말하다’를 운영하고 있다.

이재갑 사진작가의 지도로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사진에 담아 그 내용과 느낌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진교실은 앞으로 3년 뒤 사진집을 낼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이번 사진전은 그동안 찍은 사진 가운데 45점을 추려 선보이는 첫 대외활동이다.

대부분 70대인 1세대와 40대인 2세대는 지난 수십년 동안 자신이 원폭 피해자이거나 그 자녀로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아왔다. 하지만 자신의 내밀한 모습을 사진에 담아 다른 사람에게 보임으로써 깊이 감춰 뒀던 아픔을 드러내고, 이 과정을 통해 비록 신체의 병은 치료하지 못하지만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

작가 이씨는 “쉽게 생각하고 사진교실에 참여했다가 무척 힘들어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2세대와 3세대 중심으로 수강생을 차츰 늘려 아픔과 치유의 이야기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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