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싸 판매상 지방까지, 전화 직거래로 적발 어려워
보험설계업을 하는 김아무개(38·울산 남구 신정동)씨는 얼마전부터 휘발유 값이 ℓ당 1500원에 육박하자 아는 사람의 소개로 유사 휘발유인 세녹스를 휘발유보다 40% 가량 싼 ℓ당 880원에 구입하고 있다.
차량으로 평일 하루 30~40㎞ 가량 움직이고 있는 그는 “세녹스를 쓰면 한 달에 20만원 정도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다”며 “불법인지는 알지만 경기침체로 보험가입고객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세녹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전 새 차를 구입한 회사원 박아무개(40·경남 김해시 내외동)씨는 세녹스가 엔진 수명에 나쁜 영향을 줄까봐 18ℓ들이 세녹스 한 통을 1만6000원에 산 뒤 주유소에서 2만~3만어치를 사고 있다.
시중 휘발유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동안 뜸했던 유사 휘발유 판매상들이 지방으로까지 급속히 확산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경남 김해시 공중 화장실과 식당 등지엔 세녹스 등 유사 휘발유를 판다는 안내문과 명함이 곳곳에 뿌려져 있는 것은 물론 시내 외곽지역엔 펼침막이 버젓이 내걸려 있다.
울산에선 지난달 도심 휘발유 값이 ℓ당 1400원을 넘어서자 남구 신정동 젊음의 거리, 중구 복산동 기능대학 도로변 등에서 유사 석유제품을 팔던 일부 판매상들이 페인트 상점으로 간판으로 바꿔 달아 무허가 영업을 일삼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들은 100만원 가량의 포상금을 내걸며 유사 휘발유 단속을 펴고 있으나 단속 인력이 1~2명에 불과한 데다 판매상과 차량 운전자들이 전화로 약속 장소를 정한 뒤 거래를 하고 있어 단속 현장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단속 인력 부족으로 사실상 신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사 휘발유가 차량 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확실한 결론이 없는 상태에서 유사휘발유를 사용하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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