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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해군기지, 4·3 무덤 군홧발로 짓밟는 행위”

등록 2012-03-29 21:23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
강우일 주교, 4·3연구소 주최 학술대회서 강연
“희생자들이 흘린 피만큼 철저히 폭력 거부해야”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해온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사진·제주교구장) 주교가 29일 “제주 땅은 4·3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참된 평화의 섬이 돼야 한다”며 해군기지 반대 이유를 거듭 밝혔다.

강 주교는 이날 제주시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다랑쉬굴 4·3유해발굴 20주년 기념 전국학술대회’에 기조강연자로 나서 이렇게 말했다.

제주4·3연구소가 마련한 이날 학술대회에서 그는 “4·3의 비극이 일어난 지 64년이 지난 시점에서 역사적 진실의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며 “4·3은 아무리 국가 공권력이라고 해도 국민의 생명권을 짓밟을 권리는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쳤다”고 4·3의 의미를 부여했다.

“4·3이 우리나라 역사의 여정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찾아내고, 그것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발견해야 한다”고 역설한 그는“4·3은 아무리 국가안보라는 거창한 근거를 내세워도 국민의 생명이 국가에 우선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3만여명에 이르는 무고한 생명들의 억울한 희생을 망각의 무덤 속에 파묻고 거기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다면 그들의 희생은 무의미한 죽음이 되고 만다”며 “수많은 피에 물든 이 섬에 군사기지를 세우려는 것은 희생자들의 무덤을 다시 한번 군홧발로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력으로 평화를 이룩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환상”이라며 “4·3의 수많은 희생자들이 피 흘린 땅에서 이런 죽음의 성채를 건설하려는 계획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또 “4·3의 땅에 이념과 폭력을 뛰어넘는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구현해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도약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라며 “4·3 당시 선조들이 피를 흘리며 희생된 만큼 그 후손들은 더 철저히 폭력을 거부하고 무력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평화를 열매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3 희생자들의 무덤은 생명과 평화가 새롭게 피어나는 꽃밭이 돼야 한다”며 “제주를 군사기지로 만들지 말고 평화의 바위섬으로 만들어야 4·3 희생자들의 고통과 한을 새로운 생명의 부활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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