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과문 발표…서장 등 대기발령
경기 수원시 주택가에서 일어난 20대 여성 성폭행·토막살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애초 해명에 일부 석연치 않은 대목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6일 경찰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 1일 밤 10시40분께 수원시 팔달구에서 20대 여성이 ‘모르는 아저씨한테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112전화로 신고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살해돼 주검이 훼손된 채 발견됐고, 경찰은 신고 13시간 만에 이 여성을 끌고 가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중동포 우아무개(42)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수원중부서는 애초 피해자가 112로 통화한 시간이 30초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12전화 녹취록에는 통화시간이 80초가량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근처 초등학교·놀이터 이름을 말하며 인근 집에서 아저씨한테서 성폭행당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통화 마지막엔 가해자한테 “잘못했어요”라고 하는데 112 접수자는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급한 상황이었는데도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경찰은 신고 접수 10분 뒤부터 경찰이 출동했고 112순찰차와 형사기동대 차량 등으로 모두 경찰관 38명이 출동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경찰관은 현장 근처에 순차적으로 배치됐고, 수색은 다음날 새벽 2시30분께까지 이뤄졌다. 결국 피해자가 112로 신고한 지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누리꾼들은 ‘경찰이 늑장 출동해 수색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은 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미흡한 현장대응으로 국민의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것을 막지 못한 데 대해 피해자와 유족들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현장지휘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수원중부경찰서 서장과 형사과장을 대기발령하고, 감찰요원 12명을 수원중부서에 보내 사건 처리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은 “자정 가까운 시각에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밀집된 주택가에서 휴대전화 기지국을 중심으로 새벽까지 탐문과 수색을 벌였는데, 더 신속하게 수사하지 못했다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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