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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납치살인, ‘매정한 이웃’ 손가락질에…

등록 2012-04-11 21:40수정 2012-04-12 10:14

2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으로 주민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거리가 11일 오후 오가는 행인도 드물어 한산하다.
2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으로 주민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거리가 11일 오후 오가는 행인도 드물어 한산하다.
수원 납치살인 현장 가보니
“경찰 잘못에 애먼 죽음…동네가 쑥대밭”
1만6천명 사는데 CCTV 9대 경찰, 뒤늦게 치안부재 수습
“불쌍한 죽음은 참으로 안타깝지만, 요즘 여기 사는 사람들도 사는 게 아니에요….”

길 가던 20대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된 집 주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주민들은 요새 심란하기만 하다. 부실 대응에 거짓 해명으로 비난을 자초한 경찰이 쑥대밭이 된 것과 함께 동네 주민들도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11일 오후 범행 현장인 지동초등학교 일대는 총선으로 임시공휴일을 맞은 여느 주택가처럼 한산했다. 초등학교에서 투표하고 나오던 40대 여성은 사건에 대해 묻자, 아무 말도 하기 싫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종종걸음을 했다. 주민 최아무개(56)씨는 “경찰 잘못으로 인심 좋고 살기 좋은 동네가 흉악범 소굴처럼 비치게 됐다”며 “우리 얘기는 더 꺼내지 말라”며 언짢은 듯 대답했다.

이날 피의자 오원춘(42·중국동포)씨가 범행을 저지른 집 근처를 촬영하던 한 인터넷방송 취재진은 인근 가게 주인의 거친 항의에 카메라를 내려놓기도 했다. 이런 반응은 지난 8일 오후 범행 현장을 찾은 피해여성 ㄱ(28)씨의 유족들이 주민들을 향해 “야속하다.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 이럴 수 있느냐”고 울먹인 데 이어, 최근 일부 언론도 주민 신고가 없었던 점을 들며 ‘매정한 이웃’이라고 주민들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도 호소한다. 7300가구 1만6000여명이 사는 동네에 방범용 폐회로텔레비전(CCTV)은 고작 9대뿐이다. 그나마 2대는 10일 부랴부랴 설치된 것이다. 박찬복 지동 동장은 “주민들의 상심이 너무나 커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집값이 비교적 싸 중국에서 온 동포들이 많은데, 이들도 크게 위축돼 있다”고 전했다. 지동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347명이며, 이 가운데 중국동포는 1227명에 이른다. ‘수원화성’ 자락에 자리잡은 지동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건축물 높이 제한 등으로 낡은 집들이 몰려 있다.

한편 경찰은 오씨 집 대문 맞은편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 버려진 오토바이 1대를 수거해 혈흔 등 유전자 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오토바이가 오씨 것은 아니지만 오씨가 범죄에 이용했는지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 오씨에 대한 프로파일링(범죄행동 분석) 결과 “모든 여성을 성매매 여성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고 지식 수준이 매우 낮아 인간관계가 고립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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