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업체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일방적으로 요금 인상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9호선 당산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하철9호선 시작부터 부실
서울시-메트로 협약 맺을때 운임수입 높게 책정
경실련 “이명박시장때 현대로템으로 사업자 변경”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운영업체가 ‘요금 50% 인상’ 계획을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공표하면서, 서울시와 운영업체가 맺은 애초의 협약이 지나치게 민자사업자 쪽의 이익만을 보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호선 건설 실시협약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5년 5월 현대로템 등 14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이룬 서울시메트로9호선㈜ 쪽과 체결했다. 17일 <한겨레>가 입수한 실시협약서를 보면, 서울시는 운영업체 쪽에 세전 10%, 세후 8.9%의 수익률을 보장했다. 이런 수익률은 경전철(우이동~신설동) 사업 등 최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보장하는 민자사업의 수익률이 5% 수준인 것에 견주면 무척 높다. 실시협약의 운영비용 항목을 보면, 2039년까지 운영비용을 2조8427억원으로 설정해두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변경하지 않는다고 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사업 시행자가 재무구조나 경영효율을 개선해 운영비용을 절감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서울시가 운임의 인하나 운영비용 절감액의 환수를 요구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이명박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06년 서울시는 민자사업인 강남순환민자도로 사업(금천구 시흥동~서초구 우면동)에는 최소운영수입 보장제(MRG·Minimum Revenue Guarantee)를 삭제했지만, 9호선은 그대로 뒀다. 9호선 개통일부터 5년까지는 예상 운임수입의 90%를, 6~10년엔 80%, 11~15년엔 70%를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운임수입이 예상에 못 미치면, 서울시가 세금으로 부족분을 메워주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쪽이 건설자금용 외화를 끌어와 환차손을 보면 그 절반을 서울시가 보전해주기로 한 조항도 뒀다. 서울시는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 운영업체에 2009년 142억원, 2010년 326억원, 지난해 250억원을 운영적자 보전금으로 건넸다. 협약 체결 때 예상한 운임수입이 지나치게 많았던 탓이다.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지하철 건설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였지만, 오히려 민간 사업자의 적자를 시민들의 세금으로 채워주는 기형적 구조가 된 셈이다. 민간 사업자에게 지나친 이익을 보장하는 실시협약의 이런 내용이 드러나면서, 2005년 협약 체결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구실을 두고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어 애초 2002년 5월 우선협상 대상자가 울트라건설 등 5개사의 컨소시엄이었는데, 현대그룹 출신인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기(2002년 7월~2006년 6월)인 2003년 10월 현대로템 쪽으로 변경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뒤인 2008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가 새로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2대 주주로 떠오른 것에도 다시 의혹이 일고 있다. 실시협약을 보면, 5% 이상의 출자자를 변경할 경우에는 서울시장(당시엔 오세훈 시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맥쿼리인프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맥쿼리-IMM자산운용의 한때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상득 의원의 아들)라는 점 때문에 당시에도 특혜설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의 조카 쪽은 “맥쿼리IMM자산운용은 일반 주식채권 펀드 자산운용사로, 맥쿼리인프라와 별개의 회사”라며 “대표를 맡았던 맥쿼리IMM자산운용을 2007년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서 일을 했다”고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서울시는 민간에 운영을 맡긴 이후 15년 동안 9호선 쪽에 줘야 할 금액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60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면 9호선을 환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15년 동안 6000억원을 건네주면서 민자업체에 맥없이 끌려다니느니, 이참에 9호선을 서울시가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용 엄지원 기자 xen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정신병자야’ 폭언 1년 시달렸는데, 징계 않는 외고
■ 이명박 시장이 ‘대규모 점포’ 길 터줬다
■ 성추문 논란 유재중 논문 표절 의혹까지
■ 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
■ 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경실련 “이명박시장때 현대로템으로 사업자 변경”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운영업체가 ‘요금 50% 인상’ 계획을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공표하면서, 서울시와 운영업체가 맺은 애초의 협약이 지나치게 민자사업자 쪽의 이익만을 보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호선 건설 실시협약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5년 5월 현대로템 등 14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이룬 서울시메트로9호선㈜ 쪽과 체결했다. 17일 <한겨레>가 입수한 실시협약서를 보면, 서울시는 운영업체 쪽에 세전 10%, 세후 8.9%의 수익률을 보장했다. 이런 수익률은 경전철(우이동~신설동) 사업 등 최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보장하는 민자사업의 수익률이 5% 수준인 것에 견주면 무척 높다. 실시협약의 운영비용 항목을 보면, 2039년까지 운영비용을 2조8427억원으로 설정해두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변경하지 않는다고 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사업 시행자가 재무구조나 경영효율을 개선해 운영비용을 절감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서울시가 운임의 인하나 운영비용 절감액의 환수를 요구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이명박 시장 재임 시절이던 2006년 서울시는 민자사업인 강남순환민자도로 사업(금천구 시흥동~서초구 우면동)에는 최소운영수입 보장제(MRG·Minimum Revenue Guarantee)를 삭제했지만, 9호선은 그대로 뒀다. 9호선 개통일부터 5년까지는 예상 운임수입의 90%를, 6~10년엔 80%, 11~15년엔 70%를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운임수입이 예상에 못 미치면, 서울시가 세금으로 부족분을 메워주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쪽이 건설자금용 외화를 끌어와 환차손을 보면 그 절반을 서울시가 보전해주기로 한 조항도 뒀다. 서울시는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 운영업체에 2009년 142억원, 2010년 326억원, 지난해 250억원을 운영적자 보전금으로 건넸다. 협약 체결 때 예상한 운임수입이 지나치게 많았던 탓이다.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지하철 건설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였지만, 오히려 민간 사업자의 적자를 시민들의 세금으로 채워주는 기형적 구조가 된 셈이다. 민간 사업자에게 지나친 이익을 보장하는 실시협약의 이런 내용이 드러나면서, 2005년 협약 체결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구실을 두고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어 애초 2002년 5월 우선협상 대상자가 울트라건설 등 5개사의 컨소시엄이었는데, 현대그룹 출신인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기(2002년 7월~2006년 6월)인 2003년 10월 현대로템 쪽으로 변경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뒤인 2008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가 새로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2대 주주로 떠오른 것에도 다시 의혹이 일고 있다. 실시협약을 보면, 5% 이상의 출자자를 변경할 경우에는 서울시장(당시엔 오세훈 시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맥쿼리인프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맥쿼리-IMM자산운용의 한때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상득 의원의 아들)라는 점 때문에 당시에도 특혜설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의 조카 쪽은 “맥쿼리IMM자산운용은 일반 주식채권 펀드 자산운용사로, 맥쿼리인프라와 별개의 회사”라며 “대표를 맡았던 맥쿼리IMM자산운용을 2007년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서 일을 했다”고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서울시는 민간에 운영을 맡긴 이후 15년 동안 9호선 쪽에 줘야 할 금액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60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면 9호선을 환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15년 동안 6000억원을 건네주면서 민자업체에 맥없이 끌려다니느니, 이참에 9호선을 서울시가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용 엄지원 기자 xen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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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문 논란 유재중 논문 표절 의혹까지
■ 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
■ 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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