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국씨, 축구부 감독 채용·선수선발에 개입 정황
측근 통해 1억여원 수수혐의…당사자들 대가성 부인
측근 통해 1억여원 수수혐의…당사자들 대가성 부인
교비 횡령 사건으로 2004년 구속돼 물러난 경기대학교 옛 재단의 손종국(60) 총장이 최근에도 이 대학 축구부 감독 채용과 선수 선발 등에 개입해 거액을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경기대 전 축구부 감독과 학부모 등 10여명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관련자들의 계좌 200여개를 추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한겨레>가 확인한 결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서울의 한 고교 축구부 감독을 지낸 ㅂ(59) 감독이 손 전 총장의 측근 ㅇ(64)씨에게 1억2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6일 ㅇ씨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 축구선수 출신인 측근 ㅇ씨는 ㅂ 감독의 축구계 선배로서, 한때 같은 고교의 축구부 감독을 맡은 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ㅂ 감독을 불러 돈을 건넨 동기와 시점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문제의 1억2000만원은 2009년 9월30일 ㅂ 감독이 은행 대출을 받아 이튿날인 10월1일 ㅇ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ㅂ 감독이 고교 축구부 감독을 하던 당시 경기대 축구부 감독 자리로 옮기기 위해 ㅇ씨를 통해 손 전 총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대가성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ㅂ 감독이 건넨 1억2000만원 가운데 7000만원을 나중에 되돌려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이 경기대 축구부 감독 자리를 주지 못하는 등 청탁 실패에 따라 반환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추적을 통해 ㅂ 감독이 손 전 총장의 측근 ㅇ씨에게 전한 돈 가운데 일부가 손 전 총장 쪽에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대가성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ㅂ 감독 등은 경찰 조사에서 ‘개인간의 채권 채무 관계일 뿐’이라며 대가성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ㅂ 감독이 축구부 감독을 했던 고교는 손 전 총장의 누이가 이사로 있는 학교다.
경찰은 또 2010년 6~8월 서울 한 고교 축구부 학생의 큰아버지 ㄱ씨가 손 전 총장의 측근 ㅇ씨에게 경기대 축구부 진학 등의 편의를 봐달라며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잡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ㄱ씨는 지방 도시에서 축구협회 이사를 지낸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ㅂ 감독이 재직했던 축구부의 학부모 3~4명도 불러 자녀들의 경기대 축구부 진학과 관련해 금품 전달이나 향응·접대가 있었는지도 조사중이다.
손 전 총장은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이날 연결되지 않았다.
앞서 손 전 총장은 1998~2004년 경기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교비 52억원을 가지급금 형식으로 인출해 제주도 토지와 골프장 회원권을 매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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