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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영주 중학생’ 죽음부른 ○○패밀리는…

등록 2012-04-18 20:30수정 2012-04-18 22:12

“강제로 가입시키고 부하처럼 부려”
초등학교때 친구들이 주축
주말마다 모임 열어 돈 걷어
영주 ㅇ중학교 2학년 학생 이아무개(13)군을 죽음으로 몰고 간 학생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18일 이 조직에 가입한 학생 10명을 불러 사흘째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조직은 숨진 이군을 가장 심하게 괴롭힌 같은 반 학생 전아무개(13)군이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0년 평소 자주 어울려 다니던 친한 동창생 6명으로 처음 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군은 2011년 중학교에 진학한 뒤 이 조직에 3명을 더 가입시켰고, 올해 들어 2학년 1명을 추가로 가입시켜 가담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이군이 숨진 ㅇ중학교 학생 7명과 다른 중학교 학생 3명이다. 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떼지어 몰려다니자 다른 학생들은 전군의 이름을 따서 ‘○○패밀리’로 부르며 두려워했다.

이 패밀리에 가입한 같은 반 박아무개(13)군은 지난해 전군한테 20~30여차례에 걸쳐 수시로 주먹으로 팔과 가슴, 다리 등을 얻어맞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전군의 강요에 못 이겨 패밀리에 가입한 박군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동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돈을 가져오라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군은 경찰에서 전군이 다른 학생들을 괴롭혀 돈을 뺏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김아무개(13)군을 자주 때리는 걸 봤다고 털어놨다.

ㅇ중학교 인근 ㄷ중학교 2년 김아무개(13)군도 패밀리 모임이 열릴 때마다 전군이 1인당 2000~3000원씩 돈을 거뒀고, 이 돈으로 피시방이나 분식점을 돌아다녔으며, 쓰고 남은 돈은 전군이 모두 가져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숨진 이군은 유서에 ‘지난 12일 강제로 패밀리에 가입했다. ○○의 부하가 된 느낌이 들었다. 주말마다 만나 따라다니며 노는 게 제일 싫다’고 적었다.

경찰은 “○○패밀리가 학교 밖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폭력서클은 아니지만, 교내에서 학생들을 자주 괴롭혀온 모임”이라며, 이 조직이 패밀리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학생들도 괴롭혔을 가능성이 높아 추가 피해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군은 경찰에서 “평소 친한 친구들이 어울려 다니며 놀기 위해 만든 모임”이라며 “폭력을 쓰거나 돈을 뺏은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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