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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XX, 밥먹기 싫어? 받으라면 받아야지”

등록 2012-04-18 20:36수정 2012-04-18 22:10

경기대 전 총장, 자격미달 선수 입학강요 의혹
경기대 축구부 관계자 밝혀
경찰, 금품거래 흔적 추적중
경기대 축구부 감독 선임 등을 둘러싼 금품수수 비리 의혹(▷ ‘횡령 퇴출’ 경기대 옛 재단쪽 총장 아직도…)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손종국(60) 전 경기대 총장이 자격 미달 선수를 경기대 축구부에 입학시키라는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기지방경찰청에 소환돼 조사받은 경기대 축구부 관계자는 18일 “지난해 6월 손 전 총장이 전화로 ‘서울 ㅇ고교의 한 학생을 선수로 받으라’고 요구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학생이 ‘8강 진출’ 등의 전적이 없는데다 축구부 내부 문제도 있어 선수 스카우트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고 하자, 손 전 총장은 ‘이 ××, 밥 먹기 싫어’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술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손 전 총장이 2008년 8월께에도 전화를 해 ‘서울 ㅎ고교 축구선수 ㅈ군을 받으라’고 요구했다”며 “그러나 해당 선수는 경기 출전시간 규정 240분에 못 미치는 215분밖에 뛰지 않아 입학 요건이 안 된다고 하자, ‘너 이 ×× 받으라면 받아야지’라고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는 진술도 했다. 경기대 축구부 선발 자격은 전국대회 8강 이상 진출 성적과 권역별 리그 3위 이상 입상 등 매우 까다로운 규정을 두고 있다.

손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선수를 뽑는 것에 (내가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한 사람이) 자기는 깃털이고 내가 몸통이라며 음해하고 다니는데 무슨 부탁을 했겠느냐”며 압력을 넣은 사실을 부인하며 “다만 경기대 체육실장에게 ‘(나를 음해하는 사람이) 상종 못할 인간’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고 <한겨레>에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학 또다른 관계자는 “그 사람(손 전 총장에게서 전화 압력을 받았다고 진술한 축구부 관계자)이 지난해 9월께 찾아와 손 전 총장한테서 ‘ㅇ고교 학생을 뽑으라’는 요구를 (받은 사실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금품을 주고받은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했다”며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손 전 총장이 추천한 서울 ㅇ고교 축구부 학부모모임의 회계장부에 나타난 돈의 흐름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대 학생·교수 200여명은 19일 오후 서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손 전 총장 등 옛 재단의 복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경기대 교수회는 “손 전 총장 등 옛 재단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 대학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며 “비리 재단의 복귀는 대학을 큰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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