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 광안리서 환송제
‘막개발로 수난’ 실태도 고발
‘막개발로 수난’ 실태도 고발
‘잘 가거라 갈매기들아. 겨울에 다시 만나자.’
20년 이상 부산 광안리를 찾는 갈매기들한테 모이를 주고 바닷가를 청소하고 있는 ‘갈매기 친구들’이 봄에 시베리아로 떠나는 갈매기가 무사히 둥지를 찾아가는 것을 기원하는 환송제를 21일 오후 2~4시 부산 수영구 광안동 수영문화센터 2층 바다갤러리(호메르스호텔과 아쿠아펠리스호텔 사이)에서 연다.
이번 환송제에서는 이기섭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서울사무소장이 갈매기의 종류와 생태를 소개한다. 부산의 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은 막개발로 수난을 겪고 있는 물새들의 실태를 고발한다. 차한수 시인(동아대 명예교수)은 개발되기 전의 광안리의 추억을 얘기한다.
또 부경대 강희영 교수가 색소폰, 부산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인 김소현씨가 해금을 연주한다. 부산외국어대 차경미 교수와 시조시인 이숙례씨가 시낭송을 하고, 가수 배주연씨가 노래를 한다. 또 환송제를 여는 ‘갈매기 친구들’과 해변을 촬영하는 사진작가들이 광안리 해변에서 사진전과 모래사장의 대형 자이언트 폴 사진전을 연다.
광안리의 갈매기들은 해마다 11월께 캄차카 반도 시베리아에서 낳은 새끼들과 함께 한겨울을 나기 위해 광안리 해변을 찾는다. 이어 이듬해 3월께 번식을 위해 캄차카 반도 시베리아로 머나먼 장도에 오른다. ‘갈매기 친구들’은 해마다 3월께 새 식구들을 데리고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갈매기 환송제를 열었으나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 때문에 4월로 연기했다.
갈매기 환송제는 바람과 모래, 갈매기와 바다 소나무로 가득했던 광안리를 그리워하며 해마다 겨울철(11월~3월)에 생선껍질과 내장 등을 갈매기들한테 날마다 새벽에 모이로 주고 바닷가를 청소하고 있는 ‘갈매기 친구들’이 1996년 처음 열었다.
‘갈매기 친구들’ 배정선 회장은 “100여명의 회원들이 넉 달가량 날마다 모이를 준 녀석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허전함을 달래기도 하고, 더는 개발로 생태계가 파괴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해마다 갈매기 환송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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