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집단 복통 등 호소, 원한·묻지마 범죄 등 수사
마을 상수도에 독극물 투입 흔적이 발견된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주민들이 복통·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홍성군과 홍성군보건소는 21~22일 홍성의료원에서 이 마을 114가구 주민 208명을 상대로 건강검진을 했다. 주민들은 소변·혈액검사, X선 촬영 등을 마치고 모두 귀가했며, 결과는 23~24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진을 하면서 주민 상당수가 복통·두통 등을 호소했다. 이 마을 조월현(63) 부녀회장은 “4~5일전부터 임신 때 입덧하는 것처럼 속이 메슥거리고, 열이 나고, 가려웠다”며 “남편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성군보건소 관계자는 “의료원 진료 과정에서 주민 상당수가 두통·복통·가려움증 등을 호소했다”며 “검진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문의와 상의해 주민들을 상대로 농약 잔류 검사를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군은 상수도 공급을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생수 등을 공급하고 있다. 군은 주민·직원 등을 상수도 주변에 배치해 추가 범행을 막는 한편, 21~22일 군내 간이 상수도 120곳을 모두 살폈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충남 홍성경찰서는 상수도 물탱크 안에서 개봉된 채로 발견된 농약 3병과 살충제 3봉지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맡기는 등 수사에 나섰다. 오세윤 홍성경찰서 수사과장은 “범행 일자를 특정할 수 없는데다, 마을 주변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과 목격자 등이 없어 수사가 쉽지 않다”며 “주변 농약상, 주민 등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원한·불만에 따른 보복,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묻지마 범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11시30분께 이 마을 뒷산 상수도 집수장 철조망과 자물쇠가 뜯겨져 있고, 물탱크 안에서 농약병과 살충제가 개봉돼 있는 것을 상수도 청소 위탁업체 직원 3명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ㅇ사 직원들은 지난달 12일 물탱크 청소를 한 뒤 이날 청소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범행 사실을 발견했다. 이 집수장은 1979년 설치됐으며, 30t 규모로 마을 주민 250명이 먹는 물로 쓰고 있다.
홍성/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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