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우면동을 잇는 우면산터널 어귀.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강희용 시의원 “2004년 과다추정 객관적 증거”
이 대통령 서울시장 때 ‘S라인 인맥’이 책임자
이 대통령 서울시장 때 ‘S라인 인맥’이 책임자
*시정연: 서울시 산하 시정개발연구소
서울시가 지하철 9호선과 함께 또다른 민자사업인 서초구 우면산터널에 대해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 쪽과 2005년 실시협약을 갱신하기에 앞서, 시 산하 연구기관인 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이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금액의 산출 근거인 예상 통행량을 지나치게 부풀렸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당시 시정연 원장은 백용호 현 대통령 정책실장이었고 통행량 예측 연구 책임자는 황기연 당시 시정연 청계천복원지원연구단장으로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때 인맥인 이른바 ‘에스(S)라인’ 인사들이다.
22일 시정연이 2004년 1월과 지난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분석했던 ‘우면산터널 통행량 추정’ 결과를 비교하면, 2004년 보고서는 올해(2012년) 교통량을 6만2788대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보고서는 그 절반도 안 되는 2만7738대로 예측했다. 최소운영수입 보장이 끝나는 2025년 통행량은, 2004년 보고서는 7만6000대로 추정했으나 지난해 보고서의 예측은 3만4643대에 그쳤다. 2004년 보고서가 △2000년대 이후 인구감소 추세 △2014년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개통 등 주변 도로망 개선계획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난해 보고서는 분석했다.
두 자료를 분석한 강희용 서울시의원(민주통합당)은 “같은 연구기관이 같은 우면산터널을 조사한 통행량 추정치가 2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은 2004년 보고서가 통행량을 과다하게 추정했다는 객관적 증거”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맥쿼리인프라와 협약을 갱신하기 직전 해인 2004년 실제 교통량은 하루 평균 1만3886대에 불과했는데도, 2004년 보고서는 그해 예상 통행량을 이보다 4배가량이나 많은 5만2866대로 잡았다. 이는 맥쿼리인프라가 최대 주주(36%)인 우면산인프라웨이㈜와 협약을 갱신하는 근거가 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최소운영수입을 보장한 가운데 예상 통행량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맥쿼리인프라 등의 이익을 챙겨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행료 수입이 예상 수입에 못 미치면 부족분을 보전해야 하는 최소운영수입 보장 조항 때문에, 서울시는 2005년 105억원 등 지금까지 517억원을 우면산인프라웨이에 건네야 했다.
또 맥쿼리인프라 등이 투자하기 전인 2003년 12월 서울시와 우면산개발㈜이 맺은 합의서에는 ‘통행료 2000원, 운영기간 19년’이 조건이었다. 그런데 2005년 협약 갱신 때 서울시가 ‘협약 통행료를 2010년 2500원, 2015년 3000원 등’으로 올리고 운영기간을 30년으로 늘려준 점도 특혜 의혹을 키운다. 우면산인프라웨이는 지난해 12월 2000원에서 2500원으로 통행료를 올렸다.
2004년 보고서를 펴내던 당시 시정연의 백용호 원장은 현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을 거쳐 현재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고, 연구책임자 황기연 단장(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통행량 예측치는 민자협상단에서 자체적으로 타당성 검토를 거쳐 만들어낸 것이었고, 시정연은 주어진 통행량을 바탕으로 혼잡통행료 부과 여부를 검토하는 부분에 구실이 국한됐다”며 “예상 통행량을 부풀렸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박기용 권혁철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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