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민자 용인 경전철도 세금 1조8천억 블랙홀

등록 2012-04-23 22:42수정 2012-04-24 11:03

시, MRG 폐기 양해각서 체결 불구 보조금 지급
수요 `뻥튀기’로 혈세 펑펑…“법적 처벌도 못해”
경기도 용인의 경전철이 이르면 내년 4월 개통될 예정이지만, 개통 뒤 무려 30년 동안 해마다 600억원씩의 예산을 보조해야 하는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사업 초기에 수요를 ‘뻥튀기’한 데 따른 자업자득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경전철”이라는 뒤늦은 자탄이 나온다.

23일 경기도 용인시의 말을 종합하면, 용인 경전철이 개통되면 시는 해마다 600억원씩 모두 1조8000억원의 재정보조금을 앞으로 30년 동안 용인경전철㈜에 줘야 한다. 용인시가 용인경전철 쪽과 최근 ‘경전철 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기존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을 폐기한 데 따른 것이다. 용인 경전철 사업은 지난 2년 동안 개통이 지연된 채 국제중재법원 소송과 검찰의 경전철 비리 수사 등의 진통을 겪어왔다.

이정문 전임 용인시장(한나라당·구속중)이 맺은 기존의 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을 적용할 경우, 시는 하루 이용객 수가 예상 이용객의 79.9% 이하이면 30년 동안 3조4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적자 비용을 부담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2010년 김학규 현 시장(민주당)이 당선된 뒤 2년여 협상 끝에 이번에 재정보조금 지급 방식으로 바꿔, 시는 민간투자비를 분할 상환하되 해마다 운영비에서 운임수입을 뺀 나머지 적자를 보전하기로 했다.

시는 1조6000억원의 부담은 줄였지만 캐나다 봄바디어사 등 경전철 사업자에게 전체 사업비 8159억여원 가운데, 5159억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갚고 나머지 투자비 3000억원의 원리금은 30년 동안 나눠 갚아야 한다. 연 200억원 안팎의 운영 적자도 보조해야 한다. 결국 해마다 모두 600억원씩을 세금으로 꼬박꼬박 건네야 한다.

시 관계자는 “국제중재법원에 가는 등 지난한 협상 끝에 재정보조금 방식 전환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재정부담 총액을 줄이려는 시와, 보장받는 수익률을 2%가량 낮춰주는 대신 투자 환수 위험을 줄이려 한 민간사업자가 타협한 결과다.

하지만 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빚을 지방자치단체에 남긴 사태를 두고, ‘민자를 끌어와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이면서 수요 예측을 부풀렸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수원지검 특수부의 경전철 비리 조사에서, 용인시와 민간업체는 2004년 실시협약 때 예상 이용객 수를 과도하게 잡은 사실이 드러났다. 실시협약의 근거가 됐던 한국교통개발연구원의 2008년 하루 예상 이용객 수는 16만4000명이나 됐는데, 경기개발연구원의 예상 이용객 수는 2011년에도 겨우 3만2000명이었다. 민간사업자와 유착한 국책연구기관은 수요를 부풀리고, 용인시는 민간사업자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셈이다. 교통수요 과다 예측으로 행정기관에 손해를 입힌 이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는 2007년에야 만들어졌다.

용인시 관계자는 “용인 경전철은 애초부터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추진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라며 “민간업자의 이윤을 맞추는 쪽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시민 세금으로 엄청난 빚을 때우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 돈보자기 받는 최시중, 브로커 운전기사가 ‘찰칵’
승무원 배꼽보여’ 트윗에 조현민상무 ‘명의회손’
하룻만에 말바꾼 김문수 “도지사직 유지”
노무사들, 이영호와 무슨 관계이기에…
민자 용인경전철도 세금 1조8천억 블랙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