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5곳 중 220곳 조사
71곳 부적합 판정받아
71곳 부적합 판정받아
“시장님, 목이 타시죠. 물 한잔 드릴까요?”
지난 19일 제123회 경기 안성시의회 임시회에서 김지수(34·무소속) 의원이 시정 질문을 하던 중 황은성 시장에게 물을 건넸다. 김 의원은 “이 물은 우라늄에 665ppb나 오염된 금광면 사흥리의 어느 지하수에서 떠온 물”이라며 “드실 수 있겠냐”고 시장에게 되물었다.
30일 김 의원이 한경대 수질분석센터에 의뢰해 지하수 7535곳 중 무작위로 220곳을 골라 조사한 ‘안성지역내 지하수의 자연방사성 물질 오염 현황’을 보면, 안성지역 전체 대상 지하수 중 32%인 71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문제의 금광면 사흥리 지하수에서는 우라늄이 665ppb가 검출됐는데, 이는 미국의 자연방사성 기준치 30ppb의 22배에 해당되는 양이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인 15ppb를 기준으로 할 경우 44배에 이르는 양이다.
이밖에도 미국의 자연방사성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미양면 13곳, 서운면과 보개면, 공도읍 각각 8곳, 양성면과 일죽면 각각 6곳, 금광면과 고삼면, 대덕면과 삼죽면 등 각각 5곳 등 모두 71곳에 이르렀다. 전체적으로는 지하수 1곳당 우라늄 검출량은 49.6pb였다.
김 의원은 “지하수를 끌어올리면서 자연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물을 사람이 장시간 음용할 경우 신장 조직을 훼손하는 암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성지역의 광역 상수도 보급률은 88.6%로 9300여가구 1만여명 이상의 주민들이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안성시에서는 모두 7535의 관정이 개발돼 이곳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주민들이 식수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김 의원은 “화강암 암반이 많을 경우 자연방사능 오염이 더 심할 수 있다”며 “3년에 한번씩 지하수 수질을 조사한다고 가정할 경우 1곳당 2만원씩 7535곳의 지하수 수질을 조사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2500만원이면 되는 만큼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5월 중 추경안 심의를 위한 임시회의때 지하수 표본 조사 등의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우라늄이 검출된 마을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마을 상수도 공급과 저감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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