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또 여고생이 5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지난달 29일 밤 10시10분께 대구 달서구 이곡동 건물에서 고교 2학년생 김아무개(17)양이 투신해 숨졌다. 김양은 평소 자주 다니던 독서실이 있는 상가 건물의 5층에서 15m 아래로 몸을 던졌다.
독서실에 있던 김양의 공책에는 ‘나는 죽는다. 집에 가면 자세한 유서가 있다’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집에서 발견된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에는 ‘나의 자살을 학교폭력과 연관짓지 말아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경찰은 “김양의 성적은 최상위권이고 개인적 이유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학교폭력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새벽 1시쯤에도 대구 달성군 화원읍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교 3학년 장아무개(15)양이 아파트 15층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장양은 아파트 벽에 “미안하다”는 글귀를 써놨고, 투신하기 직전 친구에게 “죽는다”며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가정 불화를 비관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20일 대구 ㄷ중학교 2학년 권아무개(14)군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숨진 뒤 4개월만에 대구에서만 7명이 숨졌다. 자살을 시도한 학생까지 합치면 9명이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지난달 30일 학부모와 언론사 등에 ‘모방 자살, 신드롬처럼 일어나지 않게 도와달라’는 내용의 긴급 호소문을 내어 “학생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부모, 학교, 언론이 모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우 교육감은 “학교폭력과 위기에 놓인 학생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교육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며 “죽음까지 생각하는 학생들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도록 학교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세심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채 꽃도 피우지 못한 생명이 스스로 지는 일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언론에도 각별히 당부했다.
대구시교육청 쪽은 “언론이 숨진 학생들의 기사를 너무 상세히 묘사해 모방자살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지역에서도 지난달 16일 영주 ㅇ중학교 2년 이아무개(14)군이 학교폭력으로 숨진 다음날 인근 안동에서 여자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공부하기가 힘들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지난달 23일 상주에서도 고교 2학년 학생이 또 숨졌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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