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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중증장애인 ‘목욕물 오아시스’
전주에서 몽글몽글 샘솟아요~

등록 2012-05-06 21:54

지난달 전북 전주시 평화동에 문을 연 장애인 전용 목욕탕 ‘누리’에서 사회복지사 최혜정(왼쪽)씨가 한 이용자의 당뇨 수치를 재고 있다.  누리 제공
지난달 전북 전주시 평화동에 문을 연 장애인 전용 목욕탕 ‘누리’에서 사회복지사 최혜정(왼쪽)씨가 한 이용자의 당뇨 수치를 재고 있다. 누리 제공
전용 목욕탕 ‘누리’ 문열어
문턱없애고 점자블록 설치
이용전 혈압·혈당검사 필수
“시설도 깨끗하고요, 장애인이라도 이용하기에 참 편하네요.”

오른쪽 팔다리가 불편해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최아무개(54·지체장애 2급)씨가 최근 전북 전주에 문을 연 장애인 전용 목욕탕을 이용해본 뒤 말한 소감이다.

전주시 평화동 꽃밭정이네거리 근처 전주장애인종합복지관 뒤쪽에 지난달 16일 장애인 전용 목욕탕 ‘누리’가 문을 열었다. 목욕탕 이름은 ‘평등한 세상에서 제대로 혜택을 누리게 하자’는 뜻으로 지었다고 한다. 전주시가 지어 이 장애인복지관에 운영을 위탁했다.

이곳은 중증장애 때문에 대중목욕탕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장애인들의 고충을 덜려고 마련했다. 편안한 공간에서 경제적 부담 없이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곳곳에 장애인을 배려한 세심함이 묻어났다. 문턱을 없앴고 자동문을 설치했다. 휠체어를 놓아둘 휠체어 비치를 두고 불편한 몸으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곳곳에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두는 건 물론이다.

욕탕은 바닥보다 좀 낮은 곳에 마련했다. 물기 젖은 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매트도 깔았다.

장애인들이 목욕탕을 이용하기 앞서 꼭 거쳐야 할 일이 있다. 혈압과 혈당을 검사하는 일이다. 갑자기 쓰러지거나 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수치가 좋지 않으면, 다음에 이용하도록 권고한다.

장애인 보호자인 이아무개(70)씨는 “직원들이 친절하고 내부시설도 이만하면 만족한다”며 “가족탕에 세면대가 없는 게 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동주(28) 사회복지사는 “자원봉사자들 도움으로 등을 밀어주는 게 해결되니까 다들 좋아하신다”며 “장애인 전용 목욕탕이 전국적으로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반 목욕탕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이곳은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목욕탕을 짓는 동안 주변 주민들이 반대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비장애인이 이용해도 되느냐’고 묻는 이들도 종종 있다고 사회복지사가 귀띔했다.

이곳은 전주시에 등록한 1·2급 중증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 하루에 10명 안팎이 온다고 한다. 목욕을 도와줄 보호자와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욕탕에 들어갈 수 있다.

월·화요일은 여성이, 수·목요일은 남성이 이용한다. 나머지 요일에는 청소와 점검을 한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대중탕과 가족탕으로 나뉘어 있는데 요금은 대중탕 1000원, 가족탕 2000원으로 여느 목욕탕보다 싸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대중탕이 무료이고, 가족탕은 1000원을 내야 한다. 두 개인 가족탕은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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