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괴산군, 개최지 변경 싸고 엇박자
정부지원 여전히 안갯속…‘반쪽행사’ 우려
정부지원 여전히 안갯속…‘반쪽행사’ 우려
충북도와 괴산군이 유치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2015 제1회 세계유기농엑스포’가 개최 장소 변경, 정부 및 관련 단체 협조 미비 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괴산군은 8일 보도자료를 내어, “유기농엑스포 개최지를 괴산군 칠성면 율지리에서 괴산읍 동진천변으로 옮겨 추진하기로 했다”며 “율지리는 사유지가 많고, 주차장·화장실·상하수도 등 기반 조성 예산이 많이 드는데다, 접근성 등에 문제가 있어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북도는 이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동 주체인 두 기관이 불협화음과 사전 검토 부실 등을 시인한 셈이다.
유기농엑스포 관련 균열은 유치 추진 때부터 예견됐다. 도와 괴산군은 지난해 12월 유치계획서를 낼 때부터 아이쿱생협이 괴산군 율지리에 조성하고 있는 친환경유기식품클러스터 주변을 엑스포 개최 장소로 쓸 계획을 세우고도 아이쿱생협의 장소 제공 약속을 받지 못했다.
또 농림수산식품부와 공동 개최를 계획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얻지 못했다. 지난 3월28일 독일 본에서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와 본협약을 할 때도 아이쿱과 농식품부에 동행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유치 당시 ‘율지리’로 명시했던 개최지를 ‘괴산군 일원’으로 두루뭉술하게 바꿨다.
최낙현 충북도 친환경농업팀장은 “어차피 대회는 유치한 것이고, 세계유기농업학회도 행사만 잘 치르면 된다는 입장이어서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며 “농식품부에는 꾸준히 공동 개최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와 군이 엑스포 유치 전 농식품부와 협의를 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데다 농식품부가 아직 유기농엑스포를 국제행사로 승인하지 않은 터라 온전한 엑스포 개최조차 불투명하다.
도가 세운 엑스포 예산 300억원 가운데 절반이 국가 지원 예산이어서 농식품부가 발을 빼면 반쪽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엑스포 유치 전 시간에 쫓겨 정부와 협의하는 절차를 지키지 않았지만 기본계획이 나오는 대로 농식품부와 협의한 뒤 국제행사로 승인받을 계획”이라며 “만일 정부가 협조하지 않으면 도·군의 힘만으로 행사를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살림 등 40여곳이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유기농단체들한테도 눈 밖에 난 상태여서 충북도·괴산군만의 잔치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최동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은 “학술연구단체인 학회가 개최하는 검증되지 않은 엑스포에 충분한 검토도 없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충북도가 유기농 쪽에 관심을 갖는 것은 높이 사지만, 지금의 엑스포 계획을 전향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협조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형 농식품부 친환경농업과장은 “충북이 타당성조사를 해서 요구하면 국제행사 승인과 예산 지원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유기농단체 등과의 협조와 협의는 당연히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문재인 목을 베라”…이준석 ‘엽기 만화’ 올려
■ ‘고대녀’ 김지윤 “청년비례 선출과정, 신뢰성 떨어져”
■ 또 회장님 힘내세요? 중앙일보 ‘땅거래 의혹’ 뭉개기
■ 가수 지망생 성추행한 연예기획사 대표 구속
■ 주진모-고준희 결혼설 부인
■ “문재인 목을 베라”…이준석 ‘엽기 만화’ 올려
■ ‘고대녀’ 김지윤 “청년비례 선출과정, 신뢰성 떨어져”
■ 또 회장님 힘내세요? 중앙일보 ‘땅거래 의혹’ 뭉개기
■ 가수 지망생 성추행한 연예기획사 대표 구속
■ 주진모-고준희 결혼설 부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