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심학봉 의원 ‘황당 공약’ 도마에

“50층 박정희센터로 일자리 창출” “세계 최고 대학 설립”
경실련 “비현실적 공약 정리를”

4·11 총선 때 경북 구미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새누리당 심학봉(51·전 지식경제부 국장) 당선자가 내건 ‘50층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구미 설립’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심 당선자는 선거일 직전 “구미 시내에 50층짜리 박정희 컨벤션센터를 세워 일자리 2만여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그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지만 삼성과 엘지 등 대기업을 설득해 도움을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미에는 이미 2년 전 국비와 지방비 370억원을 들여 지은 컨벤션센터인 ‘구미코’가 들어서 있다. 이 구미코는 구미시에서 한 해 19억원의 운영비를 대 주지만 찾는 이가 없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 당선자가 50층 컨벤션센터를 짓기 위해 도움을 받겠다고 밝힌 삼성전자 구미공장 쪽은 “사전에 전혀 의견을 조율한 적이 없으며, 심 당선자의 희망 사항이 아니겠느냐”며 선을 그었다. 구미시 쪽도 “심 당선자 개인이 구상하는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꿈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구미경실련은 8일 성명을 내 “심 당선자의 50층 컨벤션센터 건립 공약은 황당한 공약”이라며 “구미코가 적자에 허덕이는 마당에 또 50층짜리 컨벤션센터를 짓겠다고 국비 4000억원을 달라면 정부가 선뜻 주겠느냐”고 꼬집었다.

심 당선자가 내세운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설립 공약도 실현이 불가능한 무책임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포스코가 세계적인 대학 포스텍을 세운 것처럼 삼성이나 엘지의 지원을 받아 최고 수준의 대학을 구미에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민들은 실현 가능성에 부정적이며, 삼성 쪽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2006년 구미시장 선거에 출마해 약속한 ‘삼성·엘지 지역 명문고 설립’ 공약도 6년 동안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심 당선자가 지금이라도 시민들에게 사과한 뒤 실현 불가능한 공약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공약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심 당선자는 “50층은 아닐지 모르지만 다목적 고층건물의 박정희 컨벤션센터는 꼭 필요하며, 4년 임기 안에 세계시장을 노리고 꼭 짓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구미가 발전하려면 현재 대학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꼭 구미에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대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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