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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표창받을 교사를 ‘무능력 교사’로 낙인찍은
경기교육청 황당한 교원평가

등록 2012-05-09 22:23

반 학생 3명의 평가로 반영
“평가 방식 자율성 부여해야”
“퇴출 교사라더니…이제 와 표창? 참 어이없네요.”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난 8일 생활지도 우수 공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 수상자라는 통보를 받은 경기 고양지역 중학교 ㅇ교사는 9일 “뭐 이런 나라가 있냐”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그는 이른바 무능력 교사로 알려진 ‘장기 능력향상 연수’ 대상자로 분류돼 60시간의 연수교육을 마쳤다.

그는 어떻게 연수 대상 교사가 됐을까? 지난해 11월 ‘교원능력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에서 ㅇ교사는 담임을 맡은 학생들의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25명 가운데 ㅇ교사 평가에 참여한 학생은 고작 3명이었다. “짐작은 갔다. 다른 학생을 괴롭혀 평소에 혼낸 아이들인데 어쩌냐”며 소명서를 내기도 했다.

ㅇ교사처럼 지난해 경기도 교원평가에서 평가점수가 낮아 장기연수 대상자로 분류된 이는 120여명이고 단기연수 대상자는 600여명이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과부 지침에 따라 학급 관리를 잘하는지 등의 항목별로 1~5점을 주는 ‘체크리스트 평가’와 서술형 평가를 병행했다. 동료 교사 평가, 학부모 평가, 학생 평가 가운데 단 한 분야에서라도 2.5점(5점 만점) 이하를 받으면 이른바 ‘무능력 교사’로 분류되는데, 이런 교원평가 방식을 두고 비판이 많다. 도교육청은 “연수 대상 분류자 720여명 가운데 3분의 2가량인 480여명이 평가단 참여율 40% 미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송원석 일산중학교 교사는 “문제 학생들이 ‘우리 담임 줄세우자’(항목별로 1점을 주자는 은어)거나, 꾸중하는 교사한테 ‘평가 시즌 다 됐는데요’라고도 한다”고 했다. 송 교사는 “경기도교육청이 배움의 공동체라는 혁신교육을 하면서, 교원평가는 교과부 방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계량화로 교사를 줄세우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지난 7일부터 교원평가 방식을 ‘서술형 평가, 체크리스트 평가,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평가’ 가운데 학교가 자율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촉구하며 사흘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소명 등을 받아 장기연수 9명, 단기연수 400여명으로 연수 대상자를 줄였다”며 “참여율 기준 마련 등 평가방식 개선을 교과부에 건의했지만, 교원평가 방식의 자율선택권 부여는 교과부 지침과 어긋난다고 해서 막힌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일선 학교에 자율선택권을 줬고, 올해는 강원·광주교육청도 이에 가세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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