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올해 초 청계천의 역사문화 및 생태 복원을 공식화하며 전임 시장들과의 ‘선 긋기’에 나섰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번엔 한강 전역을 둘러보며 ‘지속 가능한 한강의 백년 비전’을 구상한다.
박 시장은 오는 29일 서울시 한강시민위원회 위원들과 도시계획위원, 수질자문위원, 공공건축가 등 70여명과 함께 한강 전역 41.5km 구간을 7시간에 걸쳐 둘러보는 ‘청책(聽策) 투어’에 나선다고 서울시가 28일 밝혔다.
박 시장을 비롯한 시찰단은 우선 송파구 잠실 수중보를 둘러보며 현황을 파악한 뒤 한강 홍보선인 르네상스호를 타고 뚝섬공원과 서울숲·반포공원·이촌공원·노들섬·여의도·망원공원(양화대교)·난지공원(가양대교)을 거쳐 신곡 수중보까지 돌 예정이다.
시찰단은 주요 지점을 둘러보며 한강변의 경관 개선과 공간구조 개편, 한강 수질 관리, 생태공원 및 한강 초록길 조성, 한강 역사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시찰단은 특히 도시를 가로지르는 한강의 특성을 극대화해 시민들의 여유 공간이자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한강변 곳곳에 남겨진 민족의 역사를 발굴하고 가시화하는 방안도 토론할 예정이다.
시는 이들을 비롯해 시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아 한강의 백년 비전을 설계하기 위한 ‘한강 자연성 기본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한강 개발이 도시계획 패러다임만을 주로 반영해 도시 문제와 치수 문제, 시설 확충에 비중을 두고 접근해온 것과 달리, 한강 고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한강 관리를 사실상 서울시가 하고 있지만, 기본계획 수립을 국토해양부가 하고 있는 이중적인 하천관리 체계를 재조정하는 문제도 제기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한강시민위원회를 발족했다. 다음달엔 이번 시찰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최임광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이번 시찰은 3~4년 뒤를 위한 개발이 아닌 자손들에게 당당히 물려줄 수 있는, 백년 동안 지속 가능한 한강의 비전을 설계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계 전문가와 토론하며 의견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