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2곳 선정 ‘클리닉’ 열어
상권분석·상품배치 등 교육
대규모 점포 공세 적극 대처
상권분석·상품배치 등 교육
대규모 점포 공세 적극 대처
“술이 있는 곳엔 안주 등 연관상품, 고객 눈높이인 ‘골든존’에는 라면·참치통조림, 계산대 앞에는 껌·사탕 등 잔돈 구매 상품을 배치하고, 손님이 물건을 찾으면 반드시 두손으로 가리키세요.”
30일 충북 청주시와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이 함께 연 ‘슈퍼클리닉’에 참가한 동네 슈퍼마켓 주인들은 소상공인 지도요원(컨설턴터)들의 족집게 지도와 설명에 눈을 반짝거렸다.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ㅇ슈퍼 윤아무개(53)씨는 “지난해 9월께 주변에 기업형 슈퍼가 들어온 뒤 매출이 30% 정도 떨어져 죽을 맛”이라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클리닉에 왔다”고 말했다.
슈퍼클리닉은 청주시가 대형마트(6곳), 기업형 슈퍼(21곳) 등 대규모 점포들의 공세에 위축되고 있는 골목 슈퍼들의 경쟁력을 키우려고 마련했다. 청주시는 중소 슈퍼 32곳을 선정해 지난 17일 1차 이론 교육을 한 뒤 30일부터 5주 동안 맞춤형 체질 개선 지도에 나선다. 클리닉 전문의는 14년 동안 소상공인 교육과 컨설팅에 힘써온 성융제(49)씨 등 10년 안팎씩 직접 슈퍼를 경영하거나 교육해온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5주 동안 상권분석·실태파악-문제점 도출-해결방안 제시-이행상태 점검-확인·평가 등을 통해 골목 슈퍼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참이다. 성씨는 “상권 등 외부 요인과 진열, 점주의 태도 등을 진단해 골목 슈퍼를 회생시킬 처방을 낼 계획”이라며 “위축된 점주들의 태도와 의식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도요원이자 청주시 내덕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연제명(41)씨는 “3년 전 컨설팅을 받고 가게를 새단장한 뒤 매출이 10~20% 늘었다”며 “적극적으로 배우고, 바꾸려는 이들의 슈퍼는 반드시 살아난다”고 거들었다.
청주시와 중소 슈퍼 상인들은 골목 상권 부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는 올해 말까지 39억원을 들여 청원군 남일면 송암리에 2300㎡ 규모로 중소유통 공동도매 물류센터를 지을 참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슈퍼에 들어가는 각종 물품을 싼값에 공동 구매한 뒤 골목 슈퍼에 공급해 가격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최익완(54) 청주슈퍼마켓조합 상무는 “골목슈퍼를 지도해 체질을 개선하고 지역쌀 판매, 택배·세탁물 보관 등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의 발길을 돌려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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