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만에 복원된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남수문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남수문이 유실된 지 90년 만에 복원(사진)됐다.
경기 수원시는 5일 북수문인 화홍문과 더불어 수원천을 가로지르는 수문인 남수문을 복원해 오는 9일 오후 4시 남수문 복원 고유제를 연다고 밝혔다.
2010년 6월 공사를 시작한 남수문은 길이 29.4m, 너비 5.9m, 전체 높이 9.3m로, 수문 아래쪽은 9칸 홍예수문(무지개다리)을 연결한 형태이고 수문 위쪽은 전돌을 이용해 원형 복원됐다.
남수문은 1794년 수원 화성 축성 때 공사에 들어가 1796년 공사를 마쳤으나 1846년 6월 대홍수로 1차 유실됐다. 이후 1848년 6월 복원됐으나 1922년 홍수로 2차 유실됐다. 일제는 1927년 화성 팔달문 일대 도심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남아있던 홍예문마저 철거하면서 남수문은 아예 사라졌다.
이번에 복원된 남수문은 평상시에는 홍예문으로 물이 흐르지만 홍예문 아래 가로 1.8m, 세로 1.4m 크기의 7개 수문인 하부 상자가 설치돼 큰비가 내릴 경우 빗물을 내보낼 수 있게 했다. 또 길이 18m, 가로 30㎝, 세로 25㎝ 크기의 어도도 설치돼 물고기들이 수원천을 따라 오르내릴 수 있게 했다.
한편 복원된 남수문의 홍예문 형태와 상층부에 난 근총안(가까이 접근한 적을 쏘는 총구멍), 원총안(멀리 있는 적을 쏘는 총구멍)의 위치가 화성의 설계도인 <화성성역의궤>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일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 전문위원들과 7차례에 걸친 협의를 거치면서 화성성역의궤를 검토하고 화성 성곽내 동일 건축 부분을 현장 확인해서 가장 원형에 가깝도록 복원해 냈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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