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옥상 양봉장 “꿀 40리터 수확했어요”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 서울시청별관 옥상에서 시와 한국양봉협회가 함께 시범 설치해 운영한 ‘도심 양봉장’에서 한 시청 직원이 꿀을 채취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e-mail]

“가래떡 하나만 더 먹고 갑시다. 맛있네.”

5일 서울 중구 서소문 서울시청별관 2동 9층 옥상. 박원순 서울시장이 꿀 찍은 가래떡을 들고 출입기자들에게 도심 양봉의 의미를 설명하는 도중 비서관이 다음 일정을 재촉하자, 박 시장이 장난스럽게 한 말이다.

서울시는 이날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와 함께 ‘도심 양봉장’을 시범 운영해 지난 4월부터 모은 아카시아 꿀 40ℓ를 처음으로 수확했다. 박 시장은 “도심 양봉장 설치는 일본의 사회적 기업가 교류회에서 들은 얘기가 계기가 됐다”며 “도쿄 긴자의 어느 백화점은 옥상에서 꿀을 양봉해 과자를 만들더라.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청 주변은 남산, 인왕산, 북악산, 창덕궁으로 둘러싸여 벚꽃, 아카시아꽃이 만발하고 바람이 적당한데다, 4월 평균기온이 15도 이상으로 벌이 살기엔 적합한 조건이란 게 시의 설명이다. 시청 건물 옥상 양봉장에는 가로 1ｍ, 세로 0.8ｍ 크기의 2층식 벌통 5개를 놨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수확한 꿀을 검사한 결과, 식용 적합 판정이 나왔다. 박상영 서울시 생활경제과장은 “내년에는 더 많은 장소로 도심 양봉장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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