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도 없는 전북 장수군 계남면으로 3년 전 귀농해 유기농사를 짓는 김성래·박진희씨 부부가 오이밭에서 막내아들을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유기농초록텃밭 제공
‘저소득층에도 좋은 음식을’ 장수군 김성래·박진희씨
“소외계층의 먹거리 빈곤은 또다른 사회적 차별입니다. 누구나 좋은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습니다.”
전북 장수군 계남면 호덕리 하늘소마을의 김성래(44)·박진희(40) 부부는 3년 전 귀농한 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유기농 농산물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귀농 전 김씨는 서울 고급호텔 식음료 파트에서 근무했다. 아내는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에서 일했다.
귀농뒤 ‘음식 정의’ 실천 고민
소셜 펀딩으로 270만원 모아
청소년쉼터 등에 농산물 전달 이들은 친구의 추천으로 연고가 없는 장수군으로 귀농했다. 12가구가 사는 이 마을에서 부부는 ‘유기농초록텃밭’이라는 이름을 짓고 유기농 제철 농사를 하고 있다. 천연세제 사용 원칙을 지키는 마을에서 노모와 네 자녀가 함께 산다. 농사를 지으면서 이들에게 ‘유기농은 누구의 먹거리일까?’라는 고민이 생겼다. 모든 사람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바랐지만, 현실은 소득 양극화가 먹거리 양극화를 불러왔다. 이런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었다. 유기농 농산물을 접할 기회가 적은 엥겔계수가 높은 소득 하위층에게 자신들의 생산물을 공급하는 틀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부부는 미국에서 ‘음식 정의’(food justice)를 실천하는 단체 ‘피플스 그로서리’(peoples grocery)를 찾아냈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스폰서 후원금, 일반 판매 이익금으로 저소득층에게 유기농 생산물을 싼값에 공급하는 단체다. 부부는 여기서 실마리를 얻어 아름다운재단의 소셜펀딩 프로그램인 ‘개미스폰서’에 참여했다. 이들은 개미스폰서를 통해 지난 1일까지 96명한테서 270만원을 모았다. 시민 후원자들은 3000원에서 10만원씩을 후원했다. 3만원 이상을 기부한 후원자들에게 유기농법으로 가꾼 감자 한 상자나 채소 한 꾸러미를 선물한다. 후원자들은 대부분 “좋은 일에 참여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반응했다고 한다. 필요 자금 중 나머지 100만원은 이 부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부부는 이달 중순부터 전북 지역아동센터(옛 공부방) 6곳을 포함해 청소년쉼터·장애인공동체 등 전국 13곳에 유기농 생산물을 보낸다. 유기농 채소꾸러미 120상자와 간식(옥수수·감자 등) 10상자를 공급한다. 박씨는 “유기농을 먹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사회적 약자도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는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이라며 “행정기관에서 장기적인 방향을 가지고 함께하면 로컬푸드와 연계해 좋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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