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경쟁력 강화” 추가유치 나서
중도매인들 “도산 내몰려” 반발
중도매인들 “도산 내몰려” 반발
경기 남부에서 가장 큰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이 개장 15년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안양시가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고 느닷없이 도매법인 추가 유치를 서두르면서 중도매인들이 도산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 법인 추가 유치 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은 국비 50%를 포함해 733억원을 들여 1997년 7월 문을 열었다. 8만4941㎡ 규모의 이 시장은 청과 및 수산부류 각 1개씩 민간법인과 공익법인 등 3개 도매법인 체제로 운영중이다. 연매출은 1500억원 안팎이다. 생산자는 도매법인에 납품을 하고, 법인은 소속된 중도매인들을 통해 경매를 한 뒤 가격결정을 하게 된다. 도매법인은 법정수수료(7%)를 받고 매매를 성사시킨다. 이 시장 청과부류 민간도매법인에 소속된 중도매인은 57명이다. 애초 117명이었지만 개장 직후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사태를 겪은데다, 대형 유통업체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난립으로 절반 가까이 파산했다. 그러나 안양시는 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청과법인 한 곳을 더 유치할 계획이다. 이에 시는 계약기간이 2년 이상 남아 있는 두 도매법인의 시설물 사용 면적 축소를 최근 통보했다. ■ 생존권 위협인가, 경쟁력 강화인가?
시는 “침체한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법인 추가 유치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도매인들은 “법인이 늘면 경쟁이 심해지고, 제 살 뜯기 식 경쟁으로 시장 전체가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로가 한정된 상태에서 과열경쟁을 조장하면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헐값에 쏟아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일부에선 “이런 사정을 아는 시가 숨가쁘게 법인 추가 유치를 밀어붙이는 것은 ‘힘있는’ 특정 세력의 입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가열되면서 안양시의회는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며 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릴 태세다. 한편, 지난 11일 열린 공청회에 참석한 대학교수와 유통전문가들도 “법인을 늘리는 것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선책이 아니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연아의 공든탑 무너질라
■ “정권교체 이룰 후보는 나” 문재인이 달라졌다
■ 미군 ‘휴대용 무인기’ 배치계획 논란
■ 보수언론 대표, 김정일에 “참 인간이십니다”
■ 잘라진 금강산 길 앞에서 유아용 군복을 팔고…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은 국비 50%를 포함해 733억원을 들여 1997년 7월 문을 열었다. 8만4941㎡ 규모의 이 시장은 청과 및 수산부류 각 1개씩 민간법인과 공익법인 등 3개 도매법인 체제로 운영중이다. 연매출은 1500억원 안팎이다. 생산자는 도매법인에 납품을 하고, 법인은 소속된 중도매인들을 통해 경매를 한 뒤 가격결정을 하게 된다. 도매법인은 법정수수료(7%)를 받고 매매를 성사시킨다. 이 시장 청과부류 민간도매법인에 소속된 중도매인은 57명이다. 애초 117명이었지만 개장 직후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사태를 겪은데다, 대형 유통업체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난립으로 절반 가까이 파산했다. 그러나 안양시는 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청과법인 한 곳을 더 유치할 계획이다. 이에 시는 계약기간이 2년 이상 남아 있는 두 도매법인의 시설물 사용 면적 축소를 최근 통보했다. ■ 생존권 위협인가, 경쟁력 강화인가?
시는 “침체한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법인 추가 유치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도매인들은 “법인이 늘면 경쟁이 심해지고, 제 살 뜯기 식 경쟁으로 시장 전체가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로가 한정된 상태에서 과열경쟁을 조장하면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헐값에 쏟아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일부에선 “이런 사정을 아는 시가 숨가쁘게 법인 추가 유치를 밀어붙이는 것은 ‘힘있는’ 특정 세력의 입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가열되면서 안양시의회는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며 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릴 태세다. 한편, 지난 11일 열린 공청회에 참석한 대학교수와 유통전문가들도 “법인을 늘리는 것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선책이 아니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연아의 공든탑 무너질라
■ “정권교체 이룰 후보는 나” 문재인이 달라졌다
■ 미군 ‘휴대용 무인기’ 배치계획 논란
■ 보수언론 대표, 김정일에 “참 인간이십니다”
■ 잘라진 금강산 길 앞에서 유아용 군복을 팔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