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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상수도도 말랐다…“농사가 뭐여, 사람 죽게 생겼는디”

등록 2012-06-24 18:43수정 2012-06-24 21:36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충남 서산시 음암면 탑곡3리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한국수자원공사 비상급수 차량 앞에 물통과 대야를 늘어둔 채 기다리가 물을 받고 있다.  서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충남 서산시 음암면 탑곡3리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한국수자원공사 비상급수 차량 앞에 물통과 대야를 늘어둔 채 기다리가 물을 받고 있다. 서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가뭄 전국확산…서산·태안 식수난
경기도, 팔당호서 일부 농수 공급도
농어촌공사는 골프장에 ‘물장사’
“농사가 다 뭐여, 사람이 죽게 생겼는디. 이러다간 정말 큰일 나것어.”

중부권 가뭄이 한달 넘게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목도 타들어가고 있다. 충남지역 상황이 심각하다. 서산시 음암면 율목1리는 지난달 18일부터 마을 간이상수도가 말라붙어 아침에 30분, 저녁에 30분씩 55가구 주민 170여명에게 찔끔찔끔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22일 가구마다 생수 2상자씩을 부랴부랴 건넸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이 마을은 2000년 초 마을 뒷산 지하 암반을 뚫은 이후 물 걱정 없이 살아왔지만 지금은 물 걱정이 태산이다. 물 때문에 마을 회의만 한달 새 4차례 열었다. 이 마을 유재길(60) 이장은 “물줄기가 말라 지하수를 뚫어도 흙탕물이 나온다”며 “한달 넘게 주민들이 빨래·목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전염병이 돌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태안군 이원면 관리1구의 3가구도 간이상수도가 말라 소방차로 급수를 받는 등 서산·태안지역 식수난이 확산되고 있다. 정운화(57·태안군 이원면 관리)씨는 “모내기·파종을 하지 못한 농가가 수두룩해 속이 타지만, 사람 사는 게 먼저여서 들판에는 애써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24일까지 논 632㏊에 모내기를 하지 못했고, 밭작물 3757㏊가 시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451곳에 우물을 뚫고 하천 502곳을 준설하는 등 물길을 찾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충남지역 저수지 931곳 가운데 168곳(18%)은 이미 물이 말랐으며, 346곳(37%)은 저수율 30% 아래로 떨어졌다.

저수지가 말라가자 공업용수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산 대호저수지 고갈로 서산시 대산읍 석유화학산업단지인 대산산업단지가 신음하고 있다. 삼성토탈·현대오일뱅크 등 5개 회사가 입주해 있는 대산산단은 지난 15일부터 70여㎞ 떨어진 아산정수장에서 상수도를 공급받고 있다. 황진욱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 차장은 “대호저수지의 공업용수는 이미 사망진단을 받았고, 이대로라면 다음달 9일께 농업용수 공급마저 멈출 수밖에 없어 대호저수지가 젖줄인 주변 7400여㏊의 농경지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경기 일부 지역도 가뭄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전북지역은 논 1840㏊가 가뭄 탓에 모내기를 하지 못했고, 논밭 작물의 물마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도 농어촌공사 해남지사가 지난 18일부터 화원면 신덕저수지 물을 전남 해남 파인비치골프장에 공급해 비난을 사고 있다. 21일까지 저수지 물 1000t가량을 골프장에 공급했다. 최창탁 해남군농민회장은 “제발 물 좀 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도 골프장에는 물을 팔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남군 화원면의 한 농민은 “물이 없어 농작물은 타들어가고 있는데 골프장에 물을 파는 농어촌공사의 어이없는 행정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발끈했다. 농어촌공사 해남지사 쪽은 ‘용수관리위원회 결정으로 골프장에 물을 공급했는데, 22일부터는 골프장 물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화성·평택 등의 저수지 저수율이 20%대로 떨어지자, 지난 22일부터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원수를 하루 2만t씩 시흥시 소래·물왕저수지에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청주 전주 인천/오윤주 박임근 김영환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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