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선 초중고교들
성적 올리기 파행수업 극성
평가 따라 교사들 성과급도
성적 올리기 파행수업 극성
평가 따라 교사들 성과급도
일제고사 방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26일 전국에서 실시되는 가운데 일선 학교들이 상품권을 내걸고 성적 향상을 독촉하는가 하면 점심시간을 줄여 영어듣기 연습을 하는 등 파행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경기도내 일선 초·중·고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북부지역의 한 중학교에서는 일제고사에 대비해 3차례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매번 1등 학급 5만원, 2등 학급 4만원, 3등 학급 3만원씩 상품권을 지급했다. 또 경기남부지역의 한 중학교에서도 성적이 우수한 학급에 상품권을 지급했고, 고교 2곳도 성적이 오른 학생에게 상품권을 준다며 성적 향상을 독촉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상품권을 걸면서까지 성적 향상을 촉구하는 것은 일제고사를 앞두고 지역교육지원청들이 학교별로 비교하면서 은근히 학력 향상을 조장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교 수업 파행도 잇따르고 있다. 안산의 한 초등학교는 점심시간을 줄여 영어듣기 연습을 하고 있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 대한 강제수업도 이뤄지고 있다. 화성의 한 중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 중 전교 150등 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월~목요일 매일 1시간씩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드림반을 편성해 사실상 강제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9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지금 평가받아야 할 대상은 전국의 모든 학생과 학교가 아니라 학업성취도 평가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제고사 뒤 매년 11월 학교별로 성적이 공시돼 학교가 평가되고 교사들의 성과급 등에 반영되면서 비판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이날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 및 표집조사로의 전환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최창의 교육의원 등 경기도의회 의원 11명도 이날 경기도의회에 “문제풀이식 교육으로 학교교육이 파행을 빚고 있다”며 “일제고사를 표집조사로 전환해달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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