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폭력·자살 없는 학교” 약속 못 지켰다

등록 2012-07-02 18:57

주민 직선으로 뽑힌 진보 교육감들이 들어선 서울·경기·광주에서 체벌 금지 등을 명시한 학생인권조례가 잇따라 제정되면서, 지난 2년 동안 ‘학생 인권 존중’이 주요한 사회적 흐름을 이뤘다. 사진은 서울지역 학생들이 지난해 4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거리공연을 하는 모습.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주민 직선으로 뽑힌 진보 교육감들이 들어선 서울·경기·광주에서 체벌 금지 등을 명시한 학생인권조례가 잇따라 제정되면서, 지난 2년 동안 ‘학생 인권 존중’이 주요한 사회적 흐름을 이뤘다. 사진은 서울지역 학생들이 지난해 4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거리공연을 하는 모습.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발생 건수, 크게 달라지지 않아
뒤늦게 내놓은 대책들 효과 의문
“무한경쟁 개선없인 한계” 지적도
학교운영위원들의 간접선거가 아니라 만 19살 이상 주민들의 직접선거로 선출한 시·도교육감들이 ‘학교폭력과 왕따 및 자살이 없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2년 동안에도 학교폭력과 학생들의 자살은 그다지 줄지 않았다. 이는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정책을 이끈 지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일 각 시·도교육청이 파악한 2010년 1월 이후 초·중·고교의 학교폭력 발생 건수를 보면, 일부 시·도에선 2010년 7월 주민 직선 교육감이 취임한 뒤에 학교폭력이 더 늘었다. 부산에선 2010년 학교에서 발생한 폭력이 463건이었으나 지난해엔 516건으로 53건(11.4%) 늘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314건이 발생해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의 60%를 넘었다.

경남에선 올해 1~6월에만 220건이 발생해 지난해 한 해 발생 건수 131건을 웃돌았고, 제주에선 올해 5월까지 60건이 발생해 지난해 51건을 넘었다.

진보 교육감이 취임한 전북에서도 학교폭력이 2010년 205건에서 지난해 289건으로 1년 만에 40.9% 늘었고, 올해 1~5월에 388건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말에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울에선 지난해 18명이 성적 비관 등의 이유로 자살했는데 올해 들어선 벌써 16명이 목숨을 끊었다. 2010~2011년 자살 학생 45명 모두가 중·고교생이었으나, 올해 초등학생 1명이 자살해 충격을 주었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중학생이 학교폭력을 견디다못해 투신해 숨진 이후 중앙정부는 물론 시·도교육감들도 보수·진보 성향을 가릴 것 없이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쏟아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 250곳을 비폭력 학급 만들기 우선시행학교로 선정해 학기당 2시간 이상 학생들에게 인권교육을 하고, 중학생 3만여명을 대상으로 94차례 연극공연을 보도록 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교내 상담실인 위클래스를 197곳에 설치하고 전문 상담사를 150여명 더 늘렸다. 부산시교육청은 474곳에 배치했던 배움터 지킴이를 611곳으로 늘렸고, 광주시교육청은 올해 4월부터 자살예방 생명존중교육 강사를 210곳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16일 경북 영주에서 학교폭력에 중 2학년생이 목숨을 끊고 6월2일엔 축구동아리에서 동창생 폭력에 시달린 고교 1년생이 또 목숨을 접자, 학부모들은 이런 교육감들의 대책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자, 그동안 피해를 봤으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쉬쉬했던 학생들이 신고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학교폭력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로 초등학생까지 일제고사를 치르게 하는 조건에선 시·도교육감이 직선으로 뽑혔다고 해서 학교폭력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라며 “무한경쟁 교육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대구/김광수 구대선 기자 ks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올림픽 성화봉송 문대성, ‘태권왕’ 아닌 ‘철판왕’
“서울대 없어지면 연·고대등 사립대만 더 뜰것”
한-일 군사협정 꼭 막아야할 3가지 이유
[화보] 울음 참는 피겨여왕 김연아
‘MB의 굴욕’…국회 개원 연설 도중 박수 한번 못 받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