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두 번 멈춘 의정부경전철

시스템 오류로…시승때도 사고
무인운행시스템 안전에 우려

수도권에선 처음으로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가설한 경기도 의정부 경전철이 이틀 새 두 차례나 멈춰섰다. 개통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에도 사고가 나 무인운행시스템으로 가동하는 경전철의 안전을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오전 11시15분께 의정부역에서 범골역으로 가던 의정부 경전철 전동차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아 승객들이 25분가량 전동차 안에 갇혔다. 의정부 경전철은 무인운행시스템이라 앞서 가던 전동차가 멈추면 뒤따르는 전동차들도 운행하지 못한다. 비상 열차가 사고 열차를 범골역까지 밀어 오전 11시40분께 운행이 재개됐다. 승객들은 전동차 안에서 사고 경위나 대피 여부 등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해 불안에 떨었고 범골역에서 운임 환불을 요구하려 했으나, 역사도 무인으로 운영돼 제대로 안내를 받을 수 없었다.

운영업체인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열차의 제동 장치에 이상신호가 나타나 전체 전동차의 운행이 중단됐다”며 “승객들이 인터넷으로 환불을 신청하면 요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7일 오전 5시30분께도 탑석역에서 발곡역 방면으로 출발하던 전동차의 운행이 갑자기 중단됐다. 이날 첫차 운행 전에 시험운전하던 전동차여서 승객은 타고 있지 않았다. 멈춰선 열차를 발곡역까지 11㎞가량 견인한 뒤인 오전 6시6분께 탑석역에서 발곡 방향으로 가는 경전철 운행이 시작됐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경전철도 오전 6시29분께야 운행을 재개했다. ㈜의정부경전철 쪽은 사고가 경전철을 제어하는 컴퓨터시스템의 오류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개통 전날인 지난달 30일에도 저녁 8시55분께 의정부역에서 범골역으로 향하던 전동차에서 술에 취한 승객이 출입문 비상열림 손잡이를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된 바 있다. 의정부 경전철은 탑석~발곡 구간 15개역 11.1㎞를 20m 높이에서 지나며, 운행횟수는 하루 414회, 운행시간은 오전 5시부터 다음날 0시30분까지다.

의정부/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