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한국전 민간인희생자 추모제
“아버지 얼굴조차 모르고 산 저도 육십이 넘었네요. 이제야 합동위령제를 올리게 됐지만 아버지의 그 억울한 죽음은 어떻게 보답받아야 할까요.”
11일 오후 2시30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충북지역 합동 추모제에서 이순자(63)씨가 읽은 눈물의 사부곡이다. 이씨는 국민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돼 스물일곱 나이에 억울하게 희생된 아버지 이한용씨에게 편지를 썼다. 이씨는 유복자로 태어나 ‘보도연맹원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산 60년 회한을 편지에 담았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전학남 청주청원 보도연맹 유족회장 등 유족과 추모객 500여명은 이씨의 글에 눈시울을 붉혔다. 전 회장은 “세월이 지날수록 유족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며 “추모제를 계기로 민간인 학살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고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제는 유족회 등이 마련한 합동제와 대한불교 삼론종이 주도한 천도재, 추모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인권·평화 사진전 등이 열렸다. 추모제에 이어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전국 추모관 건립 촉구가 이어졌다.
교육문화단체 ‘함께 사는 우리’ 박만순 대표는 “추모제가 열린 충북대에 전국 10여곳의 학살 현장에서 발굴한 1600여구의 유해와 4000여점의 유품이 임시 보관돼 있다”며 “억울한 민간 희생자들을 이렇게 홀대하는 곳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청원 보도연맹 유족회 등은 오는 18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보도연맹원 집단 학살지인 청원군 남일면 분터골에 민간인 희생자 전국 추모관을 세울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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