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우선 원칙’ 제대로 안지키고
매각 293곳 중 절반은 수의계약
매각 293곳 중 절반은 수의계약
경북도교육청이 폐교된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주먹구구식으로 팔아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이주(45) 경북도의원(울진)은 17일 “도교육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폐교를 처분할 때는 가능하면 임대를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만 매각하도록 되어 있으나 교육청이 이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며 “무분별하게 팔려나간 폐교는 부동산 투기꾼들의 사냥감이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도교육청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폐교 293곳을 팔고 147곳을 임대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한 293곳의 절반인 146곳은 수의계약으로 거래돼 전원주택, 노인휴양시설, 주말체험농장 등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 일부 학교법인들이 시세보다 2~3배 싼 값에 폐교를 사들이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도 불거졌다. ㄱ학교법인은 수련원 1곳을 갖고 있는데도 2006년 4월 폐교 1곳을 사들였고, 그해 10월 수련원을 짓는다며 또 폐교 1곳을 구입했다. 또다른 학교법인은 연구소와 교육문화센터를 세우겠다며 2002년 동해안의 폐교 1곳을 수의계약으로 사들였지만 10년째 연구소를 짓지 않아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ㅇ군의 폐교 1곳은 2005년 청소년심신수련원 용도로 팔렸지만 현재까지 건물만 뜯긴 채 내버려져 있으며, 다른 폐교 1곳은 같은 해 연수원 목적으로 매각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새로운 사업자한테 되팔렸다.
폐교에 눈독을 들이기는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였다. 청도군은 지역의 폐교 10곳 중 9곳, 청송군은 9곳 중 8곳을 사들였다. 의성군 13곳, 예천군 10곳, 영주시 8곳, 경주·영천시 6곳씩 폐교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권영건 도교육청 재무정보과장은 “관리할 인력이 없어 폐교를 매각하고 있다”며 “수의계약을 하는 것은 폐교를 사려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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