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신천 등 시설 낡은 곳 2020년까지 2339억원 투입
대학생 기숙사 설치도…지상층 비워 홍수 대비기능 유지
대학생 기숙사 설치도…지상층 비워 홍수 대비기능 유지
*유수지 : <집중호우 대비 시설>
집중호우 대비용으로 만들어진 서울 강서구 가양유수지는 평상시엔 휑뎅그렁한 운동장일 뿐이다. 축구장, 어린이야구장 등이 꾸며져 있다지만, 흙바닥 운동장에 축구 골대 두 개가 놓여 있는 게 전부다. 유수지는 비가 많이 내릴 때를 대비해 저지대가 침수되지 않도록 빗물을 일시적으로 모아두었다 하천으로 내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방재시설이다.
이곳이 내년엔 도서관, 공연장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빈터로 남아 있거나 쓰레기 집하장 등이 있는 시내 유수지를 도서관, 대학생 기숙사 등 주민친화공간으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시내 52개 유수지 중 시설이 낡아 정비가 필요하거나 시민이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33곳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예산 2339억원을 들여 주민친화공원, 복합문화공간, 대학생 기숙사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시설을 정비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내 유수지 전체 면적은 182만㎡로, 60만㎡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의 3배 크기에 이르지만 여름철 집중호우 때를 제외하곤 쓰임새가 거의 없다. 특히 심하게 오염된 하수가 통과해 악취가 나거나 시설이 낡아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일부 유수지는 주차장, 청소차 차고지,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 쓰레기 집하장 등으로 쓰이면서 주변 주민들이 옮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는 유수지에 오염 방지를 위한 저류조를 설치하고 수문과 덮개, 환기장치 설치, 활성탄 처리 등을 통해 악취를 없애기로 했다. 또 생태공원, 쌈지공원 등의 도시공원으로 만들거나 체육공원, 도시광장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운동장으로 사용되는 강서구 가양유수지엔 도서관, 공연장이 들어서는 6149㎡ 규모의 다목적 공공복합시설을 내년까지 만들고 구의유수지엔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대학생 기숙사를 설치할 계획이다. 암웨이 등 상업시설과 주차장이 들어서 있는 신천유수지는 도시숲광장, 주민편의복합시설로 바꾼다. 이들 유수지에 새로 들어서는 건물은 지상층을 비워두는 방식으로 유수지의 홍수 대비 기능도 유지한다. 권기욱 서울시 물관리정책관은 “유수지 내 공원과 공공문화시설을 확충해 주민 복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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