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다음달 초 여름휴가 기간 중 가수 이효리씨가 추천하거나 쓴 책들을 읽겠다고 밝혔다. 두 권 모두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책이다. 불법 포획된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제돌이’를 원래 살던 제주 바다에 풀어주기로 결정한 박 시장은, 올 하반기에 있을 서울시 조직개편 때 동물복지 관련 과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25일 저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8월1일부터 제 여름휴가에 읽을 책들입니다. 더울 때는 책 읽는 것이 최고의 피서입니다”라며 13권의 ‘독서 피서’ 목록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휴가 때 읽을 첫번째 책으로 션 케니프가 쓴 <꿈꾸는 황소>를 꼽았다. 제인 구달과 이효리씨가 강력 추천했다고 한다. 황소 ‘에트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책은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없을까’란 질문을 던진다. 박 시장은 이효리씨가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과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가까이>도 읽겠다고 했다.
그는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관련해 “현재 가장 핫한 <안철수의 생각>을 안 읽어볼 수는 없겠지요”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25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 대회의실에서 시 간부들과 투자·출연 기관장, 직원, 일반 시민 등과 함께 한 독서모임 자리에서 “이번 휴가 기간에 최근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안철수의 생각>을 읽겠다”며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지만 이 분(안 원장)이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썼는지에 대해 숙독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만화가 최규석씨가 반지하방에 사는 청춘들을 다룬 <습지생태보고서>와 도시 빈민 가족의 25년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사당동 더하기 25>도 “마음으로 읽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주택이 아닌 독서실이나 쪽방에 사는 사람이 서울에도 40만명이 있다. 습지생태보고서를 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겠다”고 말했다.
파워 블로거인 ‘오기사’가 서울도시계획에 대한 생각을 담은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도 박 시장의 피서 독서 목록에 들어갔다.
박 시장은 세상에 대한 통찰을 키우기 위한 책으로는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정민 교수의 <삶을 바꾼 만남-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조지프 스티글리츠 <두려움 없는 미래>를 휴가 배낭에 넣을 예정이다. 미래의 메가트렌드를 분석한 삼성경제연구소의 <체인지(Change)>와 시 선집 <시 읽기 좋은 날>도 박 시장의 피서독서 목록에 들어간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을 하려니 만물박사가 되어야겠더라”며 “(휴가를) 근교로 떠나 제대로 책을 읽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휴가 기간 중 지난해 여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보고 느낀 감상문을 쓸 계획으로 알려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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