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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성추행 학교지킴이, ‘과자값’ 으로 입막음

등록 2012-07-30 20:29수정 2012-07-31 16:49

성추행범 이미지.
성추행범 이미지.
군인 출신 60대, 9명에 50여차례
CCTV 없는 곳서…돈줘 입막음도
경남교육청, 운영실태 조사 착수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학교 배움터 지킴이’가 학교 안에서 어린 여학생들을 일삼아 성추행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관할 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배움터 지킴이’ 운영에 대한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30일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여학생들을 교내에서 50여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한 초등학교 ‘배움터 지킴이’인 ㅇ아무개(66)씨를 구속했다.

‘배움터 지킴이’는 학교폭력 예방과 덕성교육 지원을 위해 학교장이 위촉해 교내에 배치한 사람이다. 전과가 없는 퇴직 교사·경찰·직업군인 또는 상담전문가가 그 대상이며, 교육청으로부터 활동비를 받는다. ‘배움터 지킴이’ 제도는 2005년 시범운영을 거쳐 이듬해부터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8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직업군인 출신인 ㅇ씨는 지난해 4월 초 경남 창원시 한 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진 곳의 벤치에서 당시 1학년 여학생(8)의 몸을 더듬는 등 이때부터 최근까지 저학년 여학생 9명을 50여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ㅇ씨가 2009년 3월부터 이 학교에서 ‘배움터 지킴이’를 한 점으로 미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해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운동장 벤치, 창고, ‘배움터 지킴이’ 사무실로 이용되는 숙직실 등으로 ㅇ씨에게 불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 상담과정에서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학생들이 지목한 장소들은 모두 폐회로텔레비전(CCTV)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었다. ㅇ씨는 성추행을 한 뒤에는 피해학생에게 과자를 사먹으라며 500~1000원씩 주는 수법으로 입막음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학생들은 야단맞을까봐 성추행 당한 사실을 부모나 교사에게 이야기하지 못했고, 결국 1년 이상 지나서야 용돈을 주지 않았는데도 돈을 갖고 있는 아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자녀를 추궁한 끝에 ㅇ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ㅇ씨가 ‘운동장에서 뛰어놀다 흙이 묻은 아이들의 옷을 털어주다가 자연스럽게 몸에 손을 대게 됐다’며 ‘처음에는 예쁘고 귀엽다고만 생각하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몹쓸 짓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현재 ㅇ씨는 두 학생을 상대로 운동장 벤치에서 성추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증거 보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도교육청은 ‘배움터 지킴이’가 배치돼 있는 도내 753개 학교의 운영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경남도교육청은 또 해마다 4~6차례 실시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때 ‘배움터 지킴이’의 성추행 등 성폭력 관련 여부도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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