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녹조방지막 쳤지만…' 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서읍 구양수대교에서 바라본 북한강에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녹조 확산을 막기 위해 오탁방지막이 쳐져 있다.
양평/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하룻새 10㎞ 상류로 번져
50만 주민 수돗물관리 비상
50만 주민 수돗물관리 비상
7일 오후 4시께 둘러본 경북 구미시 고아읍 구미정수장 안으로 끌어온 강물도 녹조로 뒤덮여 푸르스름한 빛이 뚜렷했다. 정수장 앞 낙동강 본류의 강물은 이미 짙은 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6일 구미정수장 하류 8㎞까지 발생했던 녹조가 하루 만에 10㎞ 더 상류로 번진 것이다. 구미정수장이 구미시와 칠곡군, 김천시 등 50여만명에게 공급하는 하루 30만여t 수돗물의 관리도 위태롭게 됐다.
경남 쪽 낙동강 하류에서 녹조현상이 대구 달성보와 고령·강정보, 경북 칠곡보를 거쳐 낙동강 상류인 구미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녹조현상이 구미 지역에선 처음 나타난 것으로 기억된다”며 “폭염 외에 4대강 공사 등으로 강의 성격이 어떤 형태로든지 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 확인된 구미정수장 하류 쪽 녹조는, 남조류 세포수 기준으로 보면 ‘조류경보’ 발령 단계에 이른 것으로 녹색연합은 분석했다. 황인철 녹색연합 4대강현장팀장은 “칠곡군 석적읍 중리에서 6일 녹조현상을 발견해 분석한 결과, 유독성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와 아나베나(Anabaena)가 모두 9400세포/㎖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상수원 등에 적용하는 조류경보제에서 ‘주의보’를 넘어 ‘경보’(5000세포/㎖ 이상) 단계에 해당한다.
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이 6일 낙동강에서 취수한 원수를 경북수질검사소에 맡긴 결과, 남조류가 대사과정에서 분비하는 악취 원인물질인 ‘지오스민’의 농도가 10ppt(1ppt는 물 1ℓ당 10억분의 1g)로 측정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평소엔 5~6ppt인데 최근 10ppt까지 치솟았다”고 했다. 환경부는 수돗물의 지오스민 농도가 감시 기준 20ppt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구미정수장에는 지오스민을 제거할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어, 녹조가 더욱 심해질 경우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 위협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수자원공사 쪽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박병돈 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장은 “지오스민 수치가 낮아 아직 별다른 조처를 않고 있다”며 “녹조를 처리할 활성탄 등을 평소의 2배 이상 준비했다”고 말했다.
구미/구대선 기자, 김정수 선임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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