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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악몽같은 밤…수원서 ‘묻지마’ 살인

등록 2012-08-21 19:19수정 2012-08-21 21:40

수원 흉기난동 사건 지도
수원 흉기난동 사건 지도
30대 흉기 들고 술집 들어가
성폭행 실패하자 2명 찌르고
500m 떨어진 주택에 침입해
가족 3명에 무차별 흉기난동
10분새 1명 숨지고 4명 다쳐
최근 경기도 의정부역 흉기 난동 사건에 이어, 또다시 30대 남성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묻지마 식’으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극이 빚어졌다.

21일 0시58분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ㅎ주점에서 강아무개(39)씨가 여주인 유아무개(39)씨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려다 유씨의 목을 찔렀다. 이어 강씨는 주점에 들어서던 손님(42)의 배를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며칠 전 이 주점에 들렀던 강씨는 범행 1시간쯤 전 주변 가게에서 길이 23㎝의 흉기를 사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강씨는 500여m 떨어진 인근 주택가 쪽으로 달아나다 막다른 골목길에 들어서자 대문이 열려 있던 고아무개(65)씨의 단독주택으로 뛰어들었다. 거실에 있던 고씨가 놀라 소리치자, 강씨는 고씨의 배와 가슴 등을 10여차례 흉기로 찔렀다. 비명을 듣고 방에서 나온 고씨의 아들(34)과 부인 이아무개(60)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집 안에는 고씨의 딸도 있었으나 방 안에서 늦게 나와 화를 면했다. 고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고, 나머지 피해자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강씨는 고씨 집을 뛰쳐나와 다시 100여m 도망치다, 범행 12분 만인 오전 1시1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원중부경찰서 노송파출소 경찰관들에게 붙잡혔다. 강씨는 이날 불과 10여분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모두 5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한 것이다.

2005년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돼 7년 동안 복역한 뒤 지난달 9일 만기출소한 강씨는, 같은 달 13일부터 수원시 장안구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옛 갱생보호소)에서 지내왔다. 이곳은 출소자들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일정 기간 숙식을 제공하는 시설인데, 강씨는 이날 ‘치매요양병원에 있는 어머니 면회를 간다’며 외박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또한, 성폭행 2건을 포함해 전과 11범인 것으로 밝혀졌으나 전자발찌 착용이나 신상공개 등의 조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9월 시행된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부착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전자발찌 부착대상자는 2회 이상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거나 13살 미만의 어린이를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범죄자, 가석방이나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날 보호관찰 대상인 성범죄자 등으로 규정돼 있다.

막노동을 하는 강씨는 지난 20일 폭우가 내려 일거리가 없자 아침부터 혼자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경찰에 붙잡힌 직후 “다시는 빛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서너 시간 만 재워주면 속 시원하게 말하겠다”며 이날 오전 5시까지 진술을 거부하다, 오후 1시45분께부터 경찰조사에 응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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