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행정실장이 급식비 등 억대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교육청 감사를 받게 되자 국외로 도피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행정실장은 최근 2년 동안 40여차례 필리핀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돼, 빼돌린 교비로 원정 도박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28일 경기도 이천경찰서와 경기도교육청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천시 한 초등학교 행정실장 김아무개(41)씨는 지난달 27일 교비 횡령 의혹에 대한 도교육청 감사가 시작되자 지난 1일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경찰과 교육청이 김씨의 출국 사실을 조회한 결과, 다달이 2~3차례씩 최근 2년간 40여차례 필리핀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금요일 오후 출국해 월요일 새벽 귀국하거나 월·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곤 했다. 관련 규정에 교직원이 출국할 경우 학교장에게 신고해야 하지만, 해당 학교는 김씨의 출국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초 학교 급식 관련 감사를 위해 각 학교 자료를 검토하다 김씨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횡령 의혹이 포착돼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감사를 해왔다. 그러나 김씨는 감사 착수 닷새 뒤 잠적했고, 도교육청은 지난 2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김씨가 출국 전날인 7월31일 학교 공금 5000만원을 인출하는 등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교비 1억5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4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김씨가 외국의 카지노 등에서 원정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가족을 통해 귀국을 압박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 관계자들이 횡령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중이다. 이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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