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술 권하는 대형마트, 서울시내 65%가 ‘불법판매’

서울시내 대형마트 3곳 중 2곳 꼴로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중 2곳 중 1곳은 술을 사는 청소년들에게 나이를 묻지도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달 12~20일까지 서울시내 대형마트 63곳을 대상으로 주류판매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편의점의 청소년 주류 판매 조사는 몇 차례 있었지만 대형마트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대상 대형마트 중 64.6%가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고 있었고, 술을 사는 청소년들의 나이를 묻지 않는 곳은 53.4%였다.

청소년들에게 술을 파는 대형마트는 평일 낮에 파는 경우가 76.2%로, 평일 저녁이나 주말보다 판매율이 높았다. 마트별로는 ㅎ마트가 72.9%, ㅇ마트가 62.7%, ㄹ마트가 61.1%, ㅎ클럽 58.3% 순으로 판매율이 높았다. 특히 ㅎ마트의 경우 평일 낮 판매율이 87.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조사 대상 대형마트의 절반이 넘는 53.4%는 청소년들의 나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신분증을 요구해 나이를 확인한 경우는 40.8%였으며, 이중 15.6%는 신분증으로 나이를 확인하고도 술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진열대를 출입구에서 잘 보이도록 전시한 대형마트는 전체의 46%였으며, 주류만 따로 진열한 곳은 7.9%에 불과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주 고객이 가족 단위이다보니 청소년에게 주류가 쉽게 노출되고 접근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이번 조사를 토대로 대형마트의 주류 접근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장 내 진열 방법을 바꾸고 주류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대형마트마다 평일 낮과 저녁, 주말에 걸쳐 세 차례 청소년이 포함된 2인1조가 직접 방문하는 식으로 했다. 조사 대상이 된 대형마트는 ㄹ마트 12곳, ㅇ마트 31곳, ㅎ마트 16곳, ㅎ클럽 4곳 등이었다. 박기용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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