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또 도심서 ‘성폭행 살해’

성폭력 전력 30대, 안산 피해자 집앞서 납치뒤 용인에 시신 버려

경기도 안산에서 새벽에 혼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이 자신의 집 앞에서 30대 남성에게 납치돼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2009년 12월에도 경기도 평택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안산상록경찰서는 7일 귀가하던 여성을 납치·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강간살인)로 김아무개(32)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 6일 새벽 5시50분께 안산시 한 주택가에서 ㄱ(25)씨에게 ‘술 한잔 하자’며 접근하다 거절당하자 ㄱ씨의 머리를 걷어차 정신을 잃게 한 뒤 2㎞가량 떨어진 한적한 도로변으로 끌고 가 차 안에서 성폭행했다.

김씨는 성폭행 직후 ㄱ씨가 숨을 쉬지 않자 7~8㎞ 떨어진 영동고속도로 군포나들목 부근 잔디밭에 ㄱ씨를 버렸다. 그러나 눈에 쉽게 띌 것을 우려한 김씨는 ㄱ씨의 주검을 다시 차에 싣고 용인시 양지면의 한 골목으로 가 차와 함께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ㄱ씨가 두개골 함몰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생산직 노동자인 김씨는 밤새 술을 마시고 범행 당일 새벽 4시30분께 집 앞까지 왔지만,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차를 몰고 나와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피해 여성과 5㎞가량 떨어진 곳에서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범행 직후 집으로 가 피 묻은 옷을 갈아입고 용인으로 달아나 모텔에 숨어 있다가 6일 오후 5시께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직전 김씨는 술을 마신 채 왼쪽 손목을 그었으나 인대만 손상됐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성욕을 참지 못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8분께 “아들이 사람을 죽이고 고속도로를 가고 있다”는 김씨 아버지의 112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김씨를 붙잡았다. 안산/김기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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