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교육진흥회가 낸 한국사 책
심각한 이념편향·역사왜곡 드러내
심각한 이념편향·역사왜곡 드러내
육군이 최근 자체 제작한 홍보 동영상에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해 유족들의 강한 반발을 산 가운데 정부 산하기관의 지원을 받는 해외한민족교육진흥회도 발간 책자에서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표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홍익표 의원(민주통합당)은 9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예산을 전액 지원해 민간단체인 (사)해외한민족교육진흥회(이사장 이기택 전 민주평통 부의장)가 발간·보급한 <알기 쉬운 한국사>(한국어/외국어 병기)의 내용이 심각한 이념편향과 역사를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이 책자는 5·16 군사쿠데타를 미화하고 촛불집회 등은 왜곡하거나 폄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책자는 한국어와 함께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등 9개 언어로 출판됐으며 우리나라 역사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어판은 만화로까지 출간했다.
<알기 쉬운 한국사> 포르투갈어판에는 한국어와 포르투갈어로 ‘제주 4·3사건’을 “남한은 정치적 불안정에 더하여 좌익세력의 준동이 이어져, 제주도 폭동(1948. 4) 등 사회혼란이 계속되었다”고 설명함으로써 정부의 공식 조사보고서인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의 내용조차 왜곡했다.
또 이 책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와 관련한 부분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과 미국과의 우호가 복원되면서 진보·보수세력 간의 갈등이 커졌고 시민단체의 촛불시위 운동이 격화돼 사회는 큰 혼란이 계속되었다”고 밝혀 역사를 왜곡·폄하하고 있다.
<만화로 보는 한국사> 영어판은 5·16 군사쿠데타를 ‘5·16 군사혁명’으로 표기하고, 쿠데타 이후 국민들이 말하는 장면에서 “이제야 정치가 좀 돌아가는 것 같다”는 등으로 표현해 군사쿠데타를 미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집회를 바라보며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이 우리를 아프게 하는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을 넣어 촛불집회의 원인을 왜곡해 진실을 호도했다고 홍 의원은 지적했다.
홍 의원은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5·16 군사쿠데타는 ‘5·16 군사혁명’으로 표현하는 등 내용 자체로도 명백한 이념편향이고 역사왜곡이며, 해외에도 보급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제주 4·3사건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재조명으로 이제 겨우 바로잡혀가고 있는 역사인데도 이를 왜곡시켜 제주도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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