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이집엔 비상벨 등도 설치
주민들 걷고·놀기좋은 곳 변신
학부모회·자치위 등 적극 참여
주민들 걷고·놀기좋은 곳 변신
학부모회·자치위 등 적극 참여
좁고 어두운데다 폐회로텔레비전(CCTV) 하나 없던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골목길이 서울시의 운동 코스로 탈바꿈했다. 사후조처 위주이던 범죄대책에서 벗어나 주민참여로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 이웃간 무관심을 없애 범죄 발생률을 줄이겠다는 새로운 접근이다.
서울시는 범죄심리학자와 범죄예방 디자인 전문가, 경찰, 아동청소년 전문가, 행동심리학자, 커뮤니티 디자인 및 서비스 디자이너 등 총 10명의 ‘범죄예방디자인위원회’를 구성해 염리동과 공진중학교를 범죄예방 디자인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염리동은 마포나루를 거점으로 하는 소금창고가 많아 인심이 후한 동네로 유명했지만 최근 재개발이 늦춰지면서 원주민 비율이 급격히 줄었다. 여성 거주자가 많지만 밤이면 상점도 문을 닫아 위험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
시는 공청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듣고 동네 이름에 걸맞게 소금을 주제로 한 다양한 범죄예방 디자인 프로그램을 정했다.
우선 염리동 골목길 중 범죄 불안감이 느껴지는 장소들을 연결해 1.7㎞의 ‘소금길’을 조성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놀이터와 운동공간을 만들었다. 걸어서 40분이 걸리는 소금길의 전봇대에 번호를 매기고 방범등과 안전벨을 설치했다. 소금길 곳곳엔 대문을 노란색으로 칠한 ‘소금지킴이집’을 두고 비상벨을 설치해 위험한 상황에서 도움을 구할 수 있게 했다. 소금지킴이는 이웃의 위험을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주민들이 스스로 신청했다. 또 재개발 지역의 특성상 주민들이 모일 공간이 없었던 염리동에 카페, 마을문고이자 택배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주민공동체 거점공간 ‘소금나루’를 지어 24시간 초소 기능을 하게 했다.
‘재개발로 언젠가는 흩어질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던 마을 주민들은 각종 직능단체, 통반장 모임, 마을기업, 학부모회, 주민자치위원회 등 다양한 지역공동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범죄예방에 참여했다. 인근 한서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등하굣길 순찰을 늘리고, 염산교회 신도들은 ‘소금길 산책하기’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홍성택 염리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들을 위한 일을 다시 용기를 내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소금길 나루는 마을을 지키는 마을 지킴이 구실을 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저소득 소외계층 자녀가 많이 다니는 공진중학교 내 사각지대에 동영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모니터를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현관 입구와 교무실에 뒀다. 모니터는 ‘스티커 사진’처럼 꾸며 학생들이 갖고 놀 수 있게 만들었고, 작은 무대를 마련해 춤이나 노래 공연을 할 수 있게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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