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진지하게 직시하는 게 정치인의 책임이지요.”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일본 정치인 초청에 공산당 소속 가사이 아키라(60) 중의원 의원이 처음으로 응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 없다” “위안부 문제는 끝난 일” 등 노다 요시히코 총리 등의 망언이 잇따르자 지난 8월 일본 정치인 724명에게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며 일일이 초청장을 보냈다.
18일 오전 피해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찾은 가사이 의원은 세상을 떠난 피해 할머니들의 납골함 앞에서 먼저 묵념을 했다. 가사이 의원은 이날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반성하고 청산해야 한다는 것을 오늘 강하게 느꼈다”며 “일본 정부가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반성은 피해자 상처 치유와 동시에 양국 현안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본 각료와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역사에 역행하고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공산당 중·참의원을 대표한 방문이라고 밝힌 가사이 의원은 방명록에 ‘살아 계실 때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적고 피해자 생전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거듭 전했다.
이날 나눔의 집에서는 김군자(86) 할머니 등 6명이 나란히 앉아 가사이 의원의 발언을 듣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가사이 의원은 조선왕실의궤 반환 활동을 계기로 2007년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는데, 지난해 8월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는 부인이 나눔의 집을 방문한 사실도 이날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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