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20돌을 맞은 다산인권센터의 활동가들이 오는 27일 인권콘서트를 준비하는 사이 한자리에 모였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진, 안은정, 난다, 김경미, 안병주씨.
다산인권센터, 창립 20돌 맞아
27일 수원서 인권콘서트 열어
27일 수원서 인권콘서트 열어
1992년 8월2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 앞 한 빌딩에 퇴근길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당시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김동균 변호사가 이들과 함께 ‘다산인권상담소’(현 다산인권센터)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인권’이 생소하던 시절,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지역 인권 지킴이’로 시작해 이제 스무살 성년이 됐다.
비좁은 법률사무소 한쪽에서의 누추한 시작이었지만 이들의 성장사는 대한민국 인권의 한 역사이기도 하다. 거대 재벌 삼성의 노동자 감시와 산업재해에 맞서 싸웠고 평택 대추리와 쌍용차 노조 파업 현장에서는 국가폭력에 맞섰다. 자살한 의경과 차별받는 장애인, ‘용산’ 등 서민들이 내쫓기는 현장에서 이곳 활동가들은 온몸을 던져 인권을 지켜냈다.
20대 시절 상담소에 뛰어든 뒤 마흔이 된 상임활동가 박진씨는 “하루하루 전쟁 같은 대한민국 인권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내 청춘이 가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2000년 지금의 다산인권센터로 독립하고 함께 운영하던 사회복지시민학교는 경기복지시민연대로, 다산인권재단은 인권재단 사람으로 독립했다. 20년의 세월이 흘러도 살림살이는 늘 빠듯해 지금은 수원의 한 재개발지역에서 전세살이를 하지만 사무실은 상근 활동가 4명과 자원활동가 10명으로 활기가 넘친다.
2008년 서울광장의 ‘촛불소녀’였던 난다(22), 여성 및 노조운동가인 김경미(34)·안은정(32)씨, 환경운동을 하다 맹렬 여성들의 틈바구니로 ‘스카우트’(?)된 청일점 안병주(39)씨가 오늘도 묵묵히 인권 지킴이 구실을 이어가고 있다. 적게는 한달에 1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씩의 회비를 내는 300여명의 회원들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상임활동가 김경미씨는 “최근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급성장했다”며 “센터도 시대적 추세에 맞춰 기능을 더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청소년과 장애인, 학생, 노동자 등을 위한 인권교육센터의 문을 연다.
굴곡의 시간을 견뎌온 다산인권센터(031-213-2105)는 오는 27일 오후 5시 수원 삼호아트홀에서 인권콘서트 ‘그 사람 스무살, 인권이 웃는다’를 연다. 가수 강허달림과 문정현 신부가 <부용산> 등을 노래하고, 사진가 노순택씨와 판화가 이윤엽씨 등 현장 작가들이 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기증한 작품을 파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펼친다.
수원/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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