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인 찾으려 ‘실종 자작극’
유사수신행위로 투자자들한테 수천억원의 피해를 끼친 양아무개(58) 전 삼부파이낸스 회장이 잠적 4개월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 22일 오후 5시께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커피숍에서 양 전 회장을 붙잡아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양씨는 지난 7월13일 자신과 함께 정산법인 대표로 있던 하아무개(63)씨를 만나러 간다며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을 나간 뒤 잠적했다. 이에 양씨의 가족은 7월19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양씨는 경찰에서 “삼부파이낸스의 남은 자산 2200억원을 관리하던 하씨를 경찰이 빨리 잡게 하기 위해 스스로 잠적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실종되면 경찰이 하씨를 빨리 검거할 것이라고 생각해 가족에게 “하씨를 만나러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으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라”고 일러두고 일부러 잠적했다는 것이다.
양씨는 1999년 12월 고객 투자금 796억원을 임의로 빼내 개인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회사 공금 11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는 출소 뒤 재기를 위해 정산법인인 ㄷ사를 설립해 자신과 함께 하씨를 공동대표로 올렸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회사 자금 5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ㄷ사 간부 2명을 구속했지만 당시 하씨는 종적을 감췄다.
양씨는 경찰에서 “집을 나간 뒤 강원도 속초에서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47살가량의 남자 2명을 만나 하씨를 추적하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그는 하씨를 잡지 못하자 집을 떠나기 직전 은행에서 인출한 1400만원을 도피자금 삼아 전국을 떠돌아다녔다. 그는 지난 3일 부산으로 돌아와, 22일 오후 대연동 커피숍에 들렀다 종업원의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양씨가 경찰에 연락을 취하지 않고 일부러 잠적한 부분은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처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양씨는 앞서 또다른 혐의로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경찰의 수배를 받아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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