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1회 태화강 수영대회’에 참가한 핀수영 동호회원들이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시민 1000명 모여 첫 ‘울산 태화강 수영대회’
90년대 중반부터 2460억 들여 1등급 되찾아
90년대 중반부터 2460억 들여 1등급 되찾아
“태화강이 이렇게 맑은 줄 몰랐습니다.”
지난 7일 ‘1회 울산 태화강 수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1000여명의 시민과 수영동호회원들은 태화강에서 직접 수영을 하고 난 뒤 달라진 수질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욱(38·경남 창원시 대방동)씨는 “물고기가 마구 뛰노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며 “청정지역 바다보다 물속 시야가 흐렸지만 수영대회를 열기엔 충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상 첫 수영대회=이날 수영대회는 울산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가지산에서 동구 울산만에 이르는 태화강 전체 41.29㎞ 가운데 도심을 관통하는 태화교 앞 용금소~크로바아파트 1.5㎞ 구간에서 핀수영(3㎞)과 일반수영(50m) 부문으로 나뉘어 열렸다. 대회가 치러진 구간은 평소 수질이 1등급(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1.0㎎/ℓ 이하)이지만, 최근 몇달 동안 내린 강우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수영대회를 주최한 울산시의 속을 태웠다.
다행히 지난주 40㎜ 이상의 비가 내린데다 수영대회를 위해 울산시와 환경단체들이 수질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친 끝에 6월 말 4.45㎎/ℓ이었던 수질이 대회 직전 0.57㎎/ℓ로 1등급 수준을 되찾았다.
수질오염과 전쟁=울산시는 1960~70년대 울산이 중화학공업도시로 본격 개발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한 태화강을 살려내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12개 단위사업에 2460억원을 쏟아부었다.
태화강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 생활폐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15년 동안 450억원을 들여 가정오수관 4만7000여개를 설치해 하수처리장으로 연결했다. 지난해엔 언양에 공장·축산폐수를 고도처리하는 정수장을 지었다. 또 지난해부터 160억원을 들여 태화강 오니를 제거하는 준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태화강 수질은 2000년 1.8㎎/ℓ까지 악화됐던 상류가 지난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1등급 기준인 1.0㎎/ℓ으로 개선됐다. 1990년대 중반 10~11㎎/ℓ에 이르던 하류 수질도 2003년부터 2.7㎎/ℓ~3.2㎎/ℓ으로 2등급(3.0㎎/ℓ)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한원 울산시 환경국장은 “생태하천의 지표어종으로 볼 수 있는 연어가 2003년부터 태화강에 회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태화강이 더는 죽음의 강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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