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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50대 소방관 화마 잡다 순직

등록 2012-11-04 19:27수정 2012-11-04 21:23

김영수(54)소방경
김영수(54)소방경
인천 물류창고 화재진압중 질식
늦깎이 신랑이라 안타까움 더해
인천의 물류창고에서 불이 나 진화에 나섰던 50대 소방관이 숨졌다. 순직한 소방관은 평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남몰래 기부와 봉사활동을 해왔고, 1년 전 쉰이 넘어 결혼한 터여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4일 인천시 소방안전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일 저녁 7시16분께 인천 부평구 청천동 한 물류창고에서 화재 진압에 나선 김영수(54·사진) 소방경이 지하 2층에 고립됐다. 불은 15분 만에 꺼졌지만 잔불 정리에 나섰던 김 소방경이 보이지 않아 밤 9시30분께 동료들이 수색작업에 나섰다. 김 소방경은 화재 발생 7시간여 만인 3일 새벽 2시52분께 창고 지하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김 소방경이 연기가 가득 찬 넓은 지하에서 출입구를 찾지 못해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3층에 연면적 5만3000㎡이다.

1988년 임용된 김 소방경은 갈산119안전센터 부센터장을 맡고 있었으며 이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김 소방경의 동료는 “고인은 젊은 시절부터 남에게 알리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기부와 봉사활동을 했다”며 “20년 동안 화재 현장에만 있다가 지난해 소방위로 승진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4일 오전 소방위에서 소방경으로 1계급 특진 추서됐다.

김 소방경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지난해 10월 늦장가를 들어 신혼살림을 차렸다.

한상대 인천시 소방안전본부장은 4일 오전 인하대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아 옥조근정훈장을 유족에게 전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이날 오후까지 동료 소방관과 정치인 등 1500여명이 다녀갔다. 김 소방경의 영결식은 5일 오전 9시 부평소방서에서 소방서장으로 엄수된다.

인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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