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철 사용…녹물 흘러내려
울산 남부경찰서는 5일 울산 공업탑 정비공사 조형물에 포함된 지구본을 계약대로 제작하지 않는 방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사기)로 제작자 박아무개(8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울산시가 발주한 공업탑 정비공사 조형물 가운데 지구본 교체작업을 6400만원에 하도급받았으나, 계약서대로 지구본 재질을 청동으로 하지 않고 값싼 재질의 철을 사용해 제작함으로써 부당하게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 공업탑 정비공사는 울산시가 올해 울산공업센터 지정 50돌을 기념해 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시행한 사업이다.
박씨는 1967년 공업탑을 처음 설계·제작한 이로 이번 정비공사 때 공업탑 꼭대기의 지구본 교체작업을 맡았다. 울산시는 2009년 11월 그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구본 재질을 청동 대신 철로 바꾸면 재료비도 아끼고 큰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재질을 바꿔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철로 제작된 지구본은 공업탑 위에 설치된 지 1년6개월 만에 녹물이 흘러내리는 등 부실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공업탑 정비공사와 관련해 울산시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와 부실공사가 이뤄진 과정, 다른 조경공사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이 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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