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상인대학’ 81명 학사모
석달간 시장경영 ‘주경야독’
“이제 그나마 살길 보인다”
석달간 시장경영 ‘주경야독’
“이제 그나마 살길 보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학했는데, 이젠 그나마 살 수 있는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중앙시장 의류소매업자 장아무개씨) “여름 내내 ‘나를 보지 말고 우리를 보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수정구 아구찜식당 주인 박아무개씨)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형유통업체의 동네상권 공략에 맞선 영세상인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하루 매상 10만원도 채우기 빠듯한 판에 공부는 무슨…’이란 주위의 비아냥도 있었지만, ‘배워야 산다’는 냉혹한 현실이 이들을 배움터로 이끌었다.
5일 오전 10시 성남시청 2층 한누리실. 50·60대 중장년층 81명이 학사모를 쓰고 활짝 웃었다. 이들은 지난 7월24일부터 10월16일까지 주 2회씩 모두 50시간의 강의를 이수한 ‘상인대학’ 졸업생이다. 성남시 수정구 현대·중앙·신흥시장 등 재래시장과 주변 상가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이들은 10주 동안 시장경영진흥원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상인 의식혁신, 고객 눈높이 맞추기, 마케팅 기법 등을 집중 공부했다. 친절교육과 유통시장의 변화와 흐름도 알아봤다. 여기에 효과적인 상품진열기법 등 심화과정도 파고들었다.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 말 그대로 ‘주경야독’을 한 결과, 이들은 단순히 물건만 팔던 상인에서 손님의 마음을 사는 상인으로 거듭났다. 이들은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여름이었지만, 살아온 인생 가운데 가장 뜨거웠던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졸업식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배운 것을 생업에 접목해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골목상권 부흥에 애써달라”며 “시도 행정과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성 남시 지역경제과 유통팀 임진 주무관은 “상인교육은 해마다 전국 1500여개 시장 가운데 100여개 시장만 선정돼 교육받기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며 “배움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는 튼튼한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근혜 사진 삭제된 이유가 ‘독자 항의’ 때문?
■ 영문 모른채 경찰에 끌려간뒤 4년4개월 ‘무죄 투쟁’
■ 삼성, 임직원 자녀 70% 뽑는 자사고 만든다
■ 피의자한테 성접대 받은 ‘비리경찰’
■ “우리 사귀어요” 진취적 여성상 뜨는 이유가…
■ 구글 ‘넥서스7’ 먼저 써보니…
■ [화보] 비가 와도 괜찮아
■ 박근혜 사진 삭제된 이유가 ‘독자 항의’ 때문?
■ 영문 모른채 경찰에 끌려간뒤 4년4개월 ‘무죄 투쟁’
■ 삼성, 임직원 자녀 70% 뽑는 자사고 만든다
■ 피의자한테 성접대 받은 ‘비리경찰’
■ “우리 사귀어요” 진취적 여성상 뜨는 이유가…
■ 구글 ‘넥서스7’ 먼저 써보니…
■ [화보] 비가 와도 괜찮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